[기획리포트]
문화체육관광부 소관 12개 기관 국정감사, "영화 근로자의 표준보수지침을 마련해야"
2019-10-25
글 : 김성훈
사진 : 백종헌
오석근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이 의원 질의에 대답하고 있다.

“준비를 많이 했는데 화제가 될지 모르겠다.” 지난 10월 17일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 한국영상자료원 등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소관 12개 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이하 국감)가 열리기 전 만난 보좌관 몇몇의 걱정은, 두달째 계속되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이슈와 같은 날 같은 시간 열리는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감에 비해 상대적으로 언론에 많이 노출되지 못할 거라는 예상에서 나왔다. 이날 국감과 나흘 뒤인 10월 21일 진행된 문체부 국감 모두 살펴본 결과부터 얘기하면, 조국 전 장관이나 윤석열 검찰총장을 언급할 필요 없이 창(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문체위) 소속 의원들) 끝은 다소 무뎠고, 방패(피감기관) 또한 단단하지 못했다.

블랙리스트와 스크린독과점, 두 가지가 국감을 이끌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다양한 질의가 나왔다. 그건 그만큼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화제를 주도할 만한 질의가 없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일단,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영화 스탭들의 노동시간이 2017년 월평균 300시간에서 지난해는 월평균 327시간으로 27시간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김영주 의원은 “2020년 1월 1일부터 주 40시간(최대 52시간) 근무제를 준수하기 위해서 지금부터 스탭 근로시간을 조정해야 한다”며 “스탭 80% 이상이 표준보수 마련을 필요로 하고 있는 만큼 영진위와 문체부는 영화노사정협의회와 협의하여 영화 근로자의 표준보수지침을 마련해야 하고 보급·권장하여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오석근 영진위 위원장은 “신경 쓰겠다”고 대답했다.

독립·예술영화를 지원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라는 질의도 나왔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독립·예술영화를 진흥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한데 (현재 산업 상황에선 쉽지 않다) 어떻게 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나”라고 물었다. 오석근 영진위 위원장은 “내년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독립·예술영화 배급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대답했다. 우 의원이 “독립영화 전용 온라인 상영관을 만들어 다양하고 실험적인 영화를 안방에서도 볼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자 오 위원장은 “의견을 적극 수렴해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또 한선교 자유한국당 의원은 “부산국제영화제, 우리 김동호 위원장이 얼마나 자랑스럽게 키워놨나. ‘세월호’가 가진 의미를 지우자는 게 아니라 올해 영화제 상영작이 자꾸 좌편향되어 있어 좀더 다양한 예술영화들을 선보이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사실 올해 문체위 소관 기관에 대한 국감에서 화제가 된 건 영등위였다. 영화뿐만 아니라 인터넷 영상물, 게임 등급과 관련된 다양한 문제제기가 이어졌다. 그중에서 지난해 개봉한 영화 <독전>이 15세 관람가를 받은 사실이 문제로 제기됐다.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마약을 흡입하고 제조하는 장면이 등장하는 <독전>과 주인공이 자신의 부모를 잔인하게 살해하는 <더보이>가 15세 관람가를 받았다. 갈수록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이 적어지는 반면, 15세 관람가가 늘고있다”고 지적했다. 이미연 영등위원장은 “등급과 관련된 자료들을 연구해 등급을 매기는 방법을 객관적으로 마련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한편, 문체위 국감에선 고 설리의 죽음과 관련해 문화예술인들을 악플로부터 보호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우상호 의원은 “인터넷 실명제를 도입하고 악플을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주문했고,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관계부처와 협의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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