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쿠엔틴 타란티노 8> 쿠엔틴 타란티노가 연출한 장편 영화 8편에 얽힌 사연과 열정
2019-10-30
글 : 김성훈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쿠엔틴 타란티노 8>는 데뷔작 <저수지의 개들>(1992)부터 <헤이트풀 8>(2015)까지 쿠엔틴 타란티노가 연출한 장편 영화 8편에 얽힌 사연과 열정을 그와 함께한 동료 13명의 입을 빌려 펼쳐놓은 다큐멘터리다. 비디오가게 점원이던 ‘영화광’ 타란티노 감독은혜성처럼 등장해 할리우드에 새 바람을 일으켰고(1장 혁명(<저수지의 개들> <펄프 픽션>)), 못된 남자들을 혼내주는 강인한 여성들을 그려 시대를 앞서나갔으며(2장 센 여자들&장르 연출(<재키 브라운> <킬 빌> <데쓰 프루프>)), 역사와 세상의 부조리를 자신의 언어로 비판했다(3장 정의(<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장고: 분노의 추적자> <헤이트풀 8>)). 이 영화는 잘 알려지지 않은 비화를 확인하는 재미가 있다. <장고: 분노의 추적자>(2012)를 찍을 때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깜둥이’라는 대사를 내뱉는 걸 부담스러워하자 새뮤얼 L. 잭슨이 “그냥 내뱉어. (영화에서) 흑인들은 전부 네 재산이라고 생각하면 돼”라고 조언했다. <킬 빌>(2003)을 찍을 때 우마 서먼이 크게 다친 일화는 다시 봐도 안타깝다. <데쓰 프루프>(2007)에서 스턴트 액션을 했던 조 벨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다며 조 벨에게 얼굴을 카메라로 향하라고 주문한 일화는 타란티노가 스턴트 스탭들에게 얼마나 애정이 많은지 엿볼 수 있다. 무엇보다 영화는 타란티노의 전작을 제작해온 하비 웨인스타인의 성범죄 사건을 강하게 비판하는 걸 잊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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