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人]
<82년생 김지영> 최의영 의상실장 - 평범함을 시각적으로
2019-11-04
글 : 이주현
사진 : 오계옥

<82년생 김지영>의 김지영(정유미)은 1982년 서울의 한 산부인과에서 태어난 평범한 30대 여성이다. 최의영 의상실장 역시 비슷한 세대의 여성으로서 보편적인 김지영의 서사에 공감했다. “이렇게 평범한 이야기도 없었다. 오히려 그 점이 의미 있었다. ‘이건 해야지’ 하는 마음이 컸다.” 의상 컨셉 역시 스타일과 컬러로 접근하지 않았다. “김지영의 감정이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달되는 것. 그게 의상 컨셉이었다.” 더불어 평범함을 어떻게 시각화할 것인가가 난제였다. “평범함이 제일 어렵다. 리얼리티와 생활감을 표현하는 게 중요했고, 공간에 녹아드는 의상과 육아의 얼룩들로 지영의 현실을 보여줬다.” 회색 트레이닝 바지에 코트 하나 툭 걸치고 외출하러 갈 때처럼 실내복과 외출복의 경계가 모호하다든지, 김지영의 공허한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블루색을 많이 쓴다든지. 겹겹의 레이어나 의상의 색감은 김지영의 마음과 상황을 보여주는 최소한의 장치들이었다. “사촌동생이 현실의 김지영인데, 영화를 보고서 그러더라. ‘언니, 나랑 너무 똑같아.’ 그 말이 최고의 칭찬이었다. (웃음)”

<화차> <은교> <허스토리> <미쓰백> <82년생 김지영> 그리고 아직 개봉 전인 <윤희에게>와 <디바>까지. 그간 최의영 의상실장이 담당한 작품을 나열해보면 ‘여성영화 전문’이라 해도 의아할 게 없어 보인다. 여성 중심서사를 다수 맡았던 게 의식한 결과는 아니지만, 언급한 작품들은 모두 “시나리오를 읽고 진심으로 하고 싶었던 작품들”이라고. “그간 여성 캐릭터 중심의 한국영화가 별로 없었고, 그래서 재밌었던 것 같다. 어쩌면 내가 잘 알고 공감하는 이야기여서 무의식적으로 끌렸던 게 아닌지….” 최의영 의상실장은 의상학과를 졸업하고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으로 영화 의상실장으로 입봉했다. “지금까지 40편 넘는 작품을 했지만, 끊임없이 매번 새로운 캐릭터를 만난다. 영화는 할수록 어렵지만 할수록 재밌다.” 내년엔 남자들이 떼로 나오는 영화들의 개봉이 대기하고 있다. 1990년대를 배경으로 한 천명관 감독의 <뜨거운 피>와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 윤성현 감독의 <사냥의 시간>도 즐겁게 작업한 작품들이라고. 현재는 유아인 주연의 <#ALONE> 작업에 돌입했다. 시대물을 좋아하는만큼 근현대사를 다룬 작품에서도 자신의 장기를 발휘해보고 싶은 게 포부 중 하나다.

컨셉 노트

“작업을 시작하면 항상 컨셉 노트를 가지고 다니면서 떠오르는 생각들을 적는다. 김지영은 어떤 스타일이 좋을지, 어떤 색이 어울릴지 메모한다. 어떨 땐 작품 하나당 한권이 넘어갈 때도 있다. 20대 때부터 썼던 의상 컨셉 노트를 하나도 버리지 않고 모아뒀다.”

의상 2019 <극한직업> <윤희에게> <82년생 김지영> 2018 <미쓰백> <허스토리> 2017 <바람 바람 바람> 2016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2014 <4등> <우는 남자> 2013 <용의자> 2012 <은교> 2011 <화차> 2009 <김씨표류기> 2008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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