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왓 데이 해드> 오랜만에 모인 가족에게 신경전은 있을지언정 서먹한 분위기는 없다
2019-11-06
글 : 임수연

알츠하이머에 걸린 루스(블리드 대너)는 눈이 오는 날 어디론가 사라진다. 덕분에 그를 찾기 위해 각자 떨어져 살던 가족이 한자리에 모인다. 루스의 남편 버트(로버트 포스터)와 아들 니키(마이클 섀넌), 딸 비티(힐러리 스왱크)와 손녀 엠마(타이사 파미가)는 관계가 그리 원만치 않다. 겨우 병원에서 재회한 엄마는 자식들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할 만큼 상태가 좋지 않고 가족은 그의 거처를 논의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 버트는 루스가 요양원에서 30년이나 일했기 때문에 절대 그를 요양원에 보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두 자식은 아들을 성적으로 유혹할 만큼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어머니를 시설 좋은 실버타운에 보내기를 원한다. 그렇게 가족끼리 갈등이 피어오르기도 하지만 과거를 공유한 이들이 옛 보금자리에서 추억을 발견하며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순간도 있다.

오랜만에 모인 가족에게 신경전은 있을지언정 서먹한 분위기는 없다는 경험적 진리를 <왓 데이 해드>는 크리스마스를 앞둔 미국 중산층 가족을 배경으로 매끄럽게 풀어낸다. 배우 겸 극작가 출신인 엘리자베스 촘코는 그의 연출 데뷔작에서 마냥 가깝지도 마냥 어색하지도 않은 미묘한 가족관계를 섬세하게 구현해내는 데 성공했다. 딸이자 엄마, 동생으로서 관계의 중심에 서 있는 비티를 연기한 힐러리 스왱크 역시 단단한 존재감으로 극을 끌어간다. 엘리자베스 촘코 감독의 조부모에 얽힌 개인적 이야기가 반영된 사적인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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