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한 번쯤은 봤을걸? <82년생 김지영> 연출한 19년차 배우, 김도영 감독의 필모그래피
2019-11-11
글 : 김진우 (온라인뉴스2팀 기자)
김도영 감독

11월 11일 기준,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를 추월하고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 지금까지 약 317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82년생 김지영>. 원작 소설을 집필한 조남주 작가, 영화를 기획한 봄바람 영화사, 주연을 맡은 정유미와 공유 등 수많은 사람들의 고민과 고생 끝에 탄생한 작품이다. 그들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이가 바로 김도영 감독. <82년생 김지영>은 그의 장편 데뷔작이다. 각색에도 참여한 그는 섬세한 시선으로 따듯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런데, 사진으로 접한 김도영 감독의 얼굴이 낯설지 않다. 그렇다. 사실 김도영 감독은 배우로 먼저 데뷔, 수많은 작품들로 관객들을 만났던 19년 차 배우다. 대부분 작은 역할로 출연했지만 영화 속 모습을 본다면 ‘아, 이 배우!’라는 생각이 스칠 것이다. 또한 주연작을 통해 트로피를 거머쥔 적도 있다. 단역으로 출연했던 여러 작품들, 독립영화 주연작, 단편 연출작까지 김도영 감독(겸 배우)의 필모그래피를 알아봤다.

한 번쯤은 봤을걸?

<오아시스>
<말아톤>
<좋지 아니한가>
<완득이>

단편까지 포함해 25개가 넘는 작품에 출연한 배우 김도영. 2002년에는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에서 초반부 종두(설경구)가 음식값을 지불하지 않는 식당의 주인으로 등장했다. 밑바닥 인생을 살고 있는 종두의 몰상식함을 대변한 장면. 약 410만 명을 동원한 <말아톤>에서는 어린 초원(아역배우 조영관)과 상담하는 정신과 의사를 연기,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극의 시작을 알렸다. 선생님 역할도 자주 맡았는데 <좋지아니한가>에서는 영어 선생님으로 등장해 구수한 영어 발음으로 웃음을, <완득이>에서는 세계사 선생님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가장 강한 임팩트를 남긴 것은 역시 민규동 감독의 <내 아내의 모든 것>. 두현(이선균)의 직장 부부 동반 파티에서 '사모님 부대'의 보스를 맡아 정인(임수정)과의 팽팽한 기싸움을 보여줬다. 속칭 '꼰대'의 표본을 코믹하게 연기하며 신 스틸러로 등극했다. 이후 김도영은 정용기 감독의 <홍길동의 후예>, <가문의 영광5-가문의 귀환>, 부산국제영화제 평론가상 수상작 <살아남은 아이> 등으로 상업과 독립, 코미디와 드라마를 오가며 모습을 비췄다. 작은 역할이지만 장르, 분위기에 따라 확연한 차이를 보여줬다.

<내 아내의 모든 것>
<가문의 영광5-가문의 귀환>
<살아남은 아이>

연기력 입증한 독립영화 주연작

<리튼>
<어떤 개인 날>

첫 장편 주연작은 2007년 출연한 스릴러 <리튼>이다. <더 테러 라이브>, <PMC: 더 벙커>를 연출한 김병우 감독의 전작. 이름도 정확히 나오지 않는 '등장인물 A(이진석)'를 주인공으로 '영화 속 가상이 현실과 뒤섞인다'는 독특한 설정을 앞세운 독립영화다. 김도영은 영화 밖으로 나와버린 A를 상대하는 작가를 맡아 미스터리하면서도 강렬한 모습을 선보였다. 복잡하게 얽힌 전개, 의도적으로 낮춘 색 대비 등 여러 실험적 요소로 호불호가 강하게 갈렸으나 <리튼>은 스톡홀름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등에 초청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2008년에는 이와 정 반대되는 작품으로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신인여우상을 수상했다. 이혼 후 평범하지만 우울한 삶을 살고 있는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 <어떤 개인 날>이 그 작품이다. 주인공의 모습과 심경을 치밀하게 쫓는 영화 속, 김도영은 세밀한 감정 연기로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덕분에 영화는 다큐멘터리급 현실감을 자랑했다. 현재 김도영은 욕창 환자를 둘러싼 가족들의 허심탄회를 다룬 <욕창>의 개봉을 기다리고 있기도 하다.

<욕창>

배우에서 감독으로

<가정방문>
<낫씽>

오랜 기간 배우로 활동한 김도영은 2012년 첫 단편영화 <가정방문>으로 감독에 도전했다. 출산을 앞둔 만삭의 중학교 교사 보람(이보람)이 학생 집에 가정방문을 가며 벌어지는 스릴러 드라마다. 구원의 손길을 구하는 아이와 자신의 안위 사이에서 갈등하는 과정을 서늘하게 담아냈다. 영화를 만든 김도영 감독은 연출 의도에 대해 "내가 상처 입힌 사람이 나를 돕지 않을 때 그를 함부로 비난할 수 있는가? 상처를 입었다 해서 똑같이 대갚음해야 하는지 생각해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후 그녀는 2014년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세운 <낫씽>으로 DMC 단편영화 페스티벌에서 관객상을 수상하며 연출력을 입증했다.

그리고 <82년생 김지영> 연출의 계기가 돼 준 작품이 2018년 제작한 <자유연기>. 배우로 활동했지만 육아로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는 지연(강말금)이 다시 꿈을 찾아 오디션을 보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육아로 배우 생활을 잠시 중단했던 스스로의 자전적 경험이 투여된 <자유연기>는 미장센단편영화제 비정성시 부문,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등에서 작품상을 거머줬다. 김도영 감독은 "꿈을 꾸던 사람이 그 꿈을 멈추게 되는 순간에 집중했다. 짊어지고 있는 것을 어떻게 견디는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탄탄한 여성서사를 보여준 <자유연기>는 봄바람 영화사의 눈에 띄고, <82년생 김지영>의 연출로 이어졌다.

<자유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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