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블랙머니> IMF 구제금융 이후 기득권층이 어떻게 국민을 기만하고 국민의 돈을 착취하는지 보여주는 작품
2019-11-13
글 : 이화정

“검사가 내 편 네 편이 어딨어? 죄 있으면 잡아넣는 거지!” 서울지검에서 소문난, 옳다고 믿는 것을 향해서라면 불도저처럼 밀고 나가는 ‘막프로’ 양민혁(조진웅). 조사를 담당한 피의자가 자살하면서 성추행범으로 몰려 곤경에 처한다. 누명을 벗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중에 그는 피의자가 단순 자살한 것이 아닌, 자산가치 70조원에 이르는 은행이 1조 7천억원에 넘어간 거대한 금융사기사건에 연루되었다는 걸 알게 된다. 양민혁은 ‘막프로’ 정신을 발휘해 미국 스타펀드측의 법률대리인을 맡은 엘리트 변호사 김나리(이하늬)와 함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나선다.

<블랙머니>는 <부러진 화살>(2011), <남영동1985>(2012)로 이어오며, 한국 사회의 진실을 영화라는 문법으로 밝혀온 정지영 감독이 근 7년 만에 내놓은 작품이다. 2003년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사기사건이 모티브. IMF 구제금융 이후 기득권층이 어떻게 국민을 기만하고 국민의 돈을 착취하는지 단박에 보여주는 작품이다. 정지영 감독의 묵직한 돌직구 화법이 이번에도 통했다. 스크린에 펼치기에 다소 난해한 사건인데, 양민혁으로 분한 조진웅이 친근하게 그려진 영화적 캐릭터로 사건을 돌파해나가며 스토리라인의 가이드 역할을 해준다. 과거가 아닌 현재의 이야기라는 기시감이 느껴지는 대사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관객이 아닌, 국민으로 분노와 각성의 상태에 도달하게 된다. 목적을 전달할 상업영화의 흥미 요소가 적절히 배치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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