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人]
<윤희에게> 제작한 박두희 영화사 달리기 대표 - 영화적 동지와 신뢰를 지속하는 일
2019-11-18
글 : 김소미
사진 : 백종헌

“시린 겨울, 꽁꽁 언 가슴을 녹여줄 따뜻한 차 한잔 같은 영화다.” <윤희에게>를 제작하고 현장 프로듀서를 겸직한 박두희 영화사 달리기 대표는 영화를 이렇게 설명했다. 다른 나라에서 날아온 편지 한통을 받고 첫사랑의 기억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 윤희(김희애)와 그의 딸 새봄(김소혜)의 여정을 그린 <윤희에게>는 제작자 말처럼 은은하게 마음을 적시고 일상의 용기와 지속을 긍정하게 만드는 드라마다.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로 각각 장편 데뷔를 마친 임대형 감독, 박두희 대표 두 사람은 한양대 연극영화학과 동문. 2013년 무렵, 영화사 직원과 데뷔작 시나리오를 준비 중인 감독으로 만나 “영화적 취향은 은근히 잘 맞고 인간 대 인간으로서는 성격부터 정치 성향에 이르기까지 판이하게 다른” 두 사람의 우정이 시작됐다. 박두희 대표는 제작 현장을 처음 익힌 <써니>에서 목격한 강형철 감독과 이안나 프로듀서의 파트너십을 이상적인 롤모델로 꼽았다. 용인대 동기로 합심한 감독과 프로듀서가 <과속스캔들>로 함께 데뷔하고, <써니> <스윙키즈> 등을 꾸준히 이어나간 경우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인데 정말 부럽다. 나 또한 길게 내다보고 영화적 동지인 임대형 감독과 꾸준히 신뢰 관계를 쌓고 싶다.”

올해 나이 31살, 박두희 대표가 이른 나이에 1인 제작사를 운영하며 두 편의 영화를 성공적으로 제작할 수 있었던 데에는 CJ ENM, 그리고 리틀빅픽쳐스 등에서 기획, 투자, 배급을 비롯한 실무 경험을 쌓은 것이 큰 동력이었다. 그 과정에서 “양극화가 심한 한국영화계의 허리를 받쳐주는 중간급 규모의 영화들”의 필요성을 통감한 그는 전작보다 외연을 확장한 <윤희에게>가 “다양성영화의 벽을 낮추고 관객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새로운 포지션의 영화”가 되길 바랐다. 전세계를 공급처로 삼는 미국 인디필름을 모델링해 향후 “합작 프로젝트를 통한 아시아 독립예술영화 시장의 활로”를 찾는 것이 영화사 달리기의 중장기 비전이기도 하다. 한편 영화의 주요 배경이 일본 오타루인 만큼 촬영 이후 한일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제작자로서는 근심이 많았을 터. 그는 “이국적인 해외 무대에 그치지 않고 로케이션이 플롯, 주제와 긴밀히 조응하고 있다. ‘동아시아 여성들의 연대’라는 임대형 감독의 표현을 빌리고 싶다. 작품을 보면 그 영화적 의미가 오롯이 전달될 것”이라고 믿음을 전했다.

블루투스 이어폰

“블루투스 이어폰이 몸에 이식된 것 같다.” 박두희 대표와 함께 일했던 영화사 리틀빅픽쳐스 직원의 증언이다. 제작자이자 현장 프로듀서, 영화사 직원으로 일해온 그에게 하루 평균 30~50통의 업무 전화는 기본. 끊임없이 개인 휴대폰, 사무실 전화를 번갈아 받다보면 “두손이 자유로운 상태로 컴퓨터를 만질 수 있어야” 효율적으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고.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의 크랭크인 당일에 구입했다는 블루투스 이어폰은 그날 이후 ‘업무 중’임을 알리는 하나의 표식이 됐다.

제작·프로듀서 2019 <윤희에게> 2017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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