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청소년은 비행청소년이라 짐지우는 사회. 가정폭력이나 가정의 와해로 추운 ‘바깥’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 아이들이 존재하는 것이 엄연한 현실인 사회에서 너무도 무책임한 말일지 모른다. <어제 일은 모두 괜찮아>는 10대들의 비행과 잘못을, 그런 관점에서 다시 한번 들여다보고 다독여주는 영화다. 사회구조가 바뀌지는 않지만, 이 어두운 거리에는 아이들을 지켜주고자 하는 마음만으로 지속적으로 그들에게 말을 건네는 민재 선생(김재철)이 있다. 그는 몇해 전 자신이 지켜주지 못했던 학생 준영(윤찬영)을 잃은 기억을 가졌고, 그 잘못을 통감하며 보내고 있다. 지근(윤찬영)과 용주(손상연), 현정(김진영)은 그 과정에서 그가 만난 준영과 꼭 닮은 아이들이다. 아픈 어머니, 폭력적인 아버지, 빈곤한 가정형편, 소외 문제 등 아이들을 잘못된 길로 인도하는 상황은 도처에 널려 있다. 민재는 그런 아이들을 향해 “짜장면 먹고 싶으면 연락해”라고 말한다.
“언제든 너희 편이 되어줄 수 있으며, 잘못은 너희에게 있지 않다”고 말하는 선생님. 다소 미화되고 각색된 게 아닐까 의구심이 앞서지만 이 이야기는 현실에서 출발하며 오히려 영화가 현실보다 순화된 편이다. 일본에서 무려 13년간 폭력적인 상황에 처한 아이들을, 야쿠자에게 칼로 찔리고 정작 자신의 가족까지 잃으며 지켜내고 인도한 야간고등학교 선생 미즈타니 오사무의 에세이 <얘들아, 너희가 나쁜 게 아니야>를 바탕으로, 지금 대한민국의 아이들이 가진 고민을 녹여냈다. <스페어>(2008), <바람>(2009)으로 성장 서사를 써내려간 이성한 감독의 ‘성장 3부작’으로 수식해도 좋을 것 같다. 과도하게 이상적이라는 생각이 들 때쯤, 그래도 이 지구상에 판타지 같은 ‘따뜻한 손길’이 존재한다는 것에 대한 의심을 부디 거두지말길, 영화는 성인이 된 우리에게까지 간절하게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