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도변 아스팔트에 못을 박아 타이어를 펑크낸 후 자신의 카센터로 유인한 부부가 있습니다. 상습적인 범행의 이유는 가난이었습니다.’ 아마 <카센타>의 이야기가 뉴스에 소개된다면 이 한줄로 정리될 것이다. 한달에 20만원도 못 벌어 입에 겨우 풀칠하는 대흥카센터 재구(박용우), 순영(조은지) 부부. 그러나 카센터마저 곧 내줘야 할 처지에 몰린 재구는 아스팔트에 못을 박아 ‘빵꾸’난 차를 자신의 집으로 유인한다. 타이어 두짝 가는 데 ‘260만원’이라는 말도 안되는 바가지요금을 청구하면서도 그는 부자들의 돈을 뜯어내는 거라며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카센타>는 뾰족한 못 하나가 만든,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는 이 사회의 ‘구멍’에 대한 이야기다. 마음대로 먹지도, 입지도 못하고 사람들에게 무시당하고 손가락질당하는 재구와 순영에게 ‘돈’은 이 모든 걸 일거에 만회할 유일한 패스다. 영화는 ‘한번 해볼까’ 하는 초기 범행 순간을 지나 점차 굳은살이 박여 갈수록 대범해지는 두 인물의 심리변화를 디테일한 사건을 통해 묘사한다. 결과적으로 ‘괴물’이 되어가는 재구와 순영을 움직이는 동력은 물론 돈이다. 은폐된 범행이 발각될 순간의 긴장감이 이들의 심리와 궤를 같이하면서 극적 긴장을 끌어올리는 흥미로운 스릴러. 배우 박용우, 조은지의 탄탄한 연기가 지리멸렬한 삶을 반영한 강렬한 장면을 만들어낸다. 시나리오에 대한 호평이 퍼질 정도로 회자된 충무로 프로젝트로, 신예 하윤재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