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人]
<블랙머니> 이종호 프로듀서 - 영감을 주는 영화 만들기
2019-12-02
글 : 이주현
사진 : 최성열

“관객의 힘!” <블랙머니>의 이종호 프로듀서는 영화가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포털사이트의 관객 평점 9점대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을 관객의 공으로 돌렸다. <블랙머니>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매각 과정을 각색한 작품으로, 삐딱한 평검사 양민혁(조진웅)과 국제통상전문가 김나리 변호사(이하늬)를 중심으로 사건을 전개시킨다. <블랙머니>의 제작자인 양기환 질라라비 대표와의 인연으로 영화에 합류한 그는 시나리오 모니터링 과정에서 “방대하고 복잡한 사건을 쉽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어렵지 않게 이야기를 끝까지 따라갈 수 있게 하는 것 못지않게 양민혁 검사의 마지막 고발 장면, 다시 말해 영화의 진짜 메시지가 잘 전달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목표였다고.

정지영 감독과 영화 작업을 함께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인연의 시작은 1999년 스크린쿼터 투쟁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3년엔 김산의 일대기를 그린 님 웨일스의 <아리랑> 영화화 과정을 함께했지만 중간에 제작이 중단됐다. 조감독을 빼고는 모두 처음 작업하는 스탭들이라 현장 운영을 매끄럽게 해야 하는 프로듀서로서 각오를 다질 필요도 있었다. “<블랙머니> 단체 카톡방이 만들어지고 스탭들에게 첫인사를 건넬 때 그런 말을 했다. 영화를 상품이라고 한다면 생산자의 이름이 모두 들어가는 상품은 영화가 유일하다고. 그런 만큼 자긍심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자고.”

영화에 처음 눈을 뜨게 해준 건 대학 때 비디오방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본 박광수 감독의 <그 섬에 가고 싶다>(1993)였다. “영화를 보고 ‘내가 알던 사실이 진실이 아닐 수 있다’는 데 충격을 받았고, 이후 <씨네21>에 실린 한국의 프로듀서 특집 기사를 보고 프로듀서에 대한 꿈을 꾸기 시작했다.” 대학 졸업 즈음엔 스크린쿼터 싸움으로 나라가 시끄러웠는데, 이 때 “이 싸움에서 지면 나한테는 영화를 할 기회조차 오지 않겠구나” 싶어 남산에 있던 스크린쿼터 비대위 사무실의 문을 열고 들어가 자원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명필름 제작실에서 일하며 <JSA 공동경비구역>의 성공을 함께했고, 프로듀서 입봉작 <사생결단>, 최근작 <더 킹> 등으로 영화의 치열함을 맛봤다. 끊임없이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일을 하는 게 프로듀서의 매력이라는 이종호 프로듀서는 앞으로 “위대한 인물들에게 영감을 주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한다. 그는 영화의 좋은 영향력을 믿는 사람이다.

오토바이

“오토바이를 타면서 생각하는 시간을 가진다. <더 킹> 때는 오토바이를 타고 전국 각지의 현장을 다녔다. 그 시간에 생각을 정리하고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고 스트레스를 푸는 경우가 많다.”

2019 <블랙머니> 2016 <더 킹> 2008 <고고70> 2006 <사생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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