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10년> 디스토피아가 된 홍콩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영화 <10년>의 일본 버전
2019-12-11
글 : 이나경 (객원기자)

우산혁명으로부터 10년 뒤, 디스토피아가 된 홍콩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영화 <10년>(2015)의 일본 버전이다. 당시 홍콩의 정치적 상황 때문에 단관개봉으로 시작했으나 연이은 입소문으로 하나의 현상이 된 <10년>. 이후 글로벌 프로젝트로 확장되어, 타이, 대만에 이어 일본판이 완성됐다. 일본영화 <10년>은 다섯편의 단편 에피소드를 묶은 옴니버스영화다. <플랜 75>는 초고령화사회에 접어든 일본에서 국가가 75살 이상 ‘가난한’ 노인들의 안락사를 장려한다는 가정으로 시작한다. <장난꾸러기 동맹>은 AI 시스템의 감시하에 있는 초등학생들을 주인공으로 세운다. 아이들은 미래를 예측하는 시스템을 통해 도덕적 가치를 주입받는데, 이 속에서 발생하는 아이러니를 흥미롭게 풀어낸다. 엄마의 기억에 다가서기 위해 돌아가신 엄마의 지난 시간이 기록된 ‘디지털 유산 카드’를 확인하는 마이카(스기사키 하나)는 불편한 사실과 마주하게 된다. 이렇듯 <데이터>는 디지털 사회에서 알권리의 범위에 관한 화두를 던진다. <그 공기는 보이지 않는다>는 방사능오염으로 지하 이주를 강요받는 일본을 배경으로 지상의 공기가 궁금한 10살 미즈키의 시선을 따른다. <아름다운 나라>는 반어적이다. 전쟁을 반복하며 징병제를 홍보하는 국가가 아름다울 리 없기 때문이다. 다섯명의 신진 감독들은 일본이 처한 현실을 기반으로 주제를 정한 후, 10년 후 일본을 각자의 시선으로 그려낸다.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총괄제작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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