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닥터 두리틀> 동물과 인간 사이의 연대와 우정에 집중한다
2020-01-15
글 : 이나경 (객원기자)

동물과 대화할 수 있는 수의사 존 두리틀(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은 불의의 사고로 사랑하는 아내를 잃는다. 이후 세상과 단절한 채 오직 동물들에게만 곁을 내어주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두리틀은 원인 모를 병을 앓고 있는 빅토리아 여왕(제시 버클리)의 상태가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동물 왕국마저 존폐의 갈림길에 서 있다는 소식을 듣게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그는 친구들과 함께 낯선 섬의 에덴 나무 열매를 찾아나선다.

영화 <닥터 두리틀>은 휴 로프팅의 아동문학 <둘리틀 박사의 여행> 시리즈를 각색한 판타지영화다. 짧은 애니메이션으로 두리틀의 전사를 요약하면서 시작하는 영화는, 이후 본격적인 모험의 여정을 다루며 관객들을 동화와 같은 세상으로 인도한다. 국내에서도 다수의 팬층을 가진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이 영화의 주연을 맡았을 뿐 아니라 기획 과정에서부터 참여했고, 그의 아내이자 제작자인 수잔 다우니가 제작을 맡았다. 영화는 풍부한 상상력과 디즈니 스튜디오의 수준 높은 시각특수효과 기술을 토대로 정교하고 생동감 있게 동물들을 구현해냈다. 덕분에 동물과 인간 사이의 연대와 우정에 집중하며 영화가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에 설득력을 더한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성급해지는 전개와 손쉽게 옅어지는 갈등구조 등으로 인해 이야기의 입체성을 잃어버린 점은 아쉽다. 비교적 단순하게 풀어져버린 스토리라인 속에서도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존재감은 빛난다. 그가 중심을 잡고, 그의 제자 스터빈스(해리 콜렛)를 비롯한 귀여운 동물 캐릭터들이 조화를 이뤄내 특히 어린이 관객으로부터 큰 환호를 받을 듯하다. 또한 라미 말렉, 톰 홀랜드, 마리옹 코티야르, 에마 톰슨, 존 시나, 옥타비아 스펜서, 셀레나 고메즈 등 이름만으로도 화려한 배우들이 개성 넘치는 동물 캐릭터의 목소리 연기를 맡아 풍성한 즐길 거리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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