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의 시간>
감독 윤성현 / 출연 이제훈, 안재홍, 최우식, 박정민, 박해수 / 배급 리틀빅픽처스 / 개봉 2월
<파수꾼>의 윤성현 감독이 더 크고, 더 묵직하고, 더 살벌한 영화로 10년 만에 돌아왔다. 경제 붕괴로 망가진 한국의 디스토피아를 배경으로 하는 <사냥의 시간>은 감옥에서 출소한 준석(이제훈)을 중심으로 친구 장호(안재홍), 기훈(최우식), 상수(박정민)가 인생 역전을 위한 범죄 작전을 준비하면서 시작된다. 호기로운 계획도 잠시, 정체불명의 존재가 나타나 이들을 쫓기 시작하면서 매캐한 풍경 속의 추격전이 펼쳐진다. 윤성현 감독은 일본 만화 <아키라>와 <베르세르크>의 영향을 받아 자신만의 한국형 판타지를 완성했다. 감독이 직접 <매드맥스>와 <터미네이터>를 오마주한 장면이 있다고 밝혔을 만큼 시각적인 스펙터클에 야심차게 공을 들인 작품이다. 설계자, 행동대장, 반항아, 정보원 등 제각기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를 묘사할 배우들의 존재감과 이들의 독특한 스트리트 패션 또한 볼거리다. 젊은 청춘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전작에서 감독이 증명한 기민한 심리묘사도 군데군데 도드라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