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팀을 짜지 않는 특급 스파이 랜스 스털링(윌 스미스)은 불법 무기거래를 막기 위해 출동한다. 무사히 임무를 완수한 줄 알았지만 과거의 원한에 사로잡힌 악당 킬리언(벤 멘델슨)의 함정에 빠져 누명을 쓰고 본부로부터 쫓기는 신세가 된다. 한편 엉뚱한 천재 과학자 월터(톰 홀랜드)는 스털링을 돕고자 하는데 실험 중인 액체 때문에 스털링이 비둘기로 변하고 만다. 스털링은 본부의 추격을 피하면서 킬리언을 잡기 위해 월터와 함께하고, 위기를 돌파할수록 둘 사이에 동료애가 싹튼다.
<아이스 에이지> <리오> 시리즈로 유명한 블루스카이 스튜디오의 신작 애니메이션. “별난 건 나쁘지 않다”는 단순명료한 교훈을 뼈대로 엉뚱한 천재 과학자와 팀플레이를 하지 않는 특급 첩보원의 활약상을 그린다. 비폭력주의로 세계평화를 추구하는 월터와 착한 사람을 잃고 싶지 않아서 홀로 활약하는 스털링이 서로의 진심을 확인하고 콤비로 거듭나는 과정이 익살맞게 묘사된다. 설정은 익숙하고 전개는 단순하지만 빠른 액션과 쉴 틈 없는 슬랩스틱 코미디로 보는 맛을 끝까지 유지한다. 폭스가 디즈니에 인수된 뒤 첫선을 보이는 작품으로, 블루스카이의 정체성을 유지하되 확실히 캐릭터 배치나 전개 등 여러 면에서 세련되게 다듬어진 게 눈에 띈다. 물론 블루스카이다운 면모도 여전하다. 깨알 같은 잔재미가 쏟아지는 가운데 블루스카이 특유의 귀여운 마스코트 캐릭터들이 한데 버무러져 극의 활력을 더한다. 이분법적인 선악 구분과 서구중심의 패권주의의 시선을 깔고 있지만 이를 넘어 다음 단계로 나아가려는 시도를 한다는 점에서 나름 의미도 있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즐길 수 있는 보편적인 가족 애니메이션. 의외로 성인 취향의 유머 코드나 다소 위험하고 차별적으로 보이는 코드들도 꽤 있다. 때문에 타깃층이 다소 흩어져 애매한 인상도 남긴다. 기발하진 않아도 평균 이상의 안전한 재미를 보장하는, 준수한 결과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