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VOD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인 홈초이스의 배급팀 ‘씨나몬’이 론칭 이후 맹렬히 활약 중이다. 전체 인원 5명의 소규모 팀을 이끄는 김현정 배급사업담당 국장은 “어떤 음식에 가미해도 독특한 맛과 향을 내는 계핏가루처럼, 투자·배급 사업에 독특한 취향과 색깔을 내고 싶다”고 말한다. 2015년부터 디지털 배급업에 뛰어들어 <아이 필 프리티>를 출발점으로 본격적인 극장 배급업을 시작한 씨나몬은 <베일리 어게인>이 약 9만4천명의 스코어를 달성하고 VOD에서도 높은 수익을 내면서 팀의 사기를 높였다. 김 국장은 영화를 선택할 때 “이 영화가 대중과 꼭 만났으면 하는 마음”이 드는지를 중시한다. “요즘 관객이 무엇을 좋아할까, 라는 트렌드보다는 각각의 영화가 가진 가치와 의미, 장점에 집중한다”는 김 국장은 약 43만 관객을 동원한 <장난스런 키스>를 대표적으로 언급했다. “<봄날은 간다> <클래식>처럼 마음에 팍 박히는 정통 로맨스영화에 대한 갈증”이 관객층에 공유될 것이란 판단에 따랐다. 일반적으로 배급업은 외화의 경우 최소 3개월 가까이 담당 작품의 수급과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 한번 선택하면 긴 시간을 함께해야 하는 만큼 “어차피 흥망성쇠를 쉽게 예측할 수 없다면, 수익성만을 추구하기보다는 씨나몬이 좋아하고 지지하는 작품을 고르는 것”이 긴 업력으로부터 생겨난 지혜다. 최근 배급작인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은 프랑스에서 오래 활동한 김 국장의 안목이 반영된 경우다. “사운드가 매우 절제되어 있음에도 굉장한 몰입감을 준다. 칸국제영화제 수상작이라 할지라도 프랑스영화가 국내에서 흥행하는 경우는 드문데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은 나 역시 따로 극장에 가서 또 볼 정도로 N차 관람을 유도하는 영화였다.”
김현정 국장은 파리 3대학에서 영화경영을 공부하고 프랑스 영화잡지 <카이에 뒤 시네마>가 주최하는 영화제 내 한국영화 특별전의 통역을 맡으면서 처음 영화계에 발을 디뎠다. 프랑스의 각종 영화제를 거쳐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오랜 시간 부가시장 활성화 업무에 주력했고 2013년에 홈초이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약 1조원 규모의 홈비디오 시장이 빠른 속도로 사장되는 과정에 이어 VOD 시장이 조금씩 성장하는 변화 모두를 업계 최전선에서 함께한 인물. 드라마틱한 이력만큼 “한국영화로도 차차 진출하겠다”는 앞으로의 포부도 힘이 넘친다.
안경
오전 회의를 마친 후 급하게 달려온 김현정 국장은 안경을 바꿔 끼는 것으로 인터뷰에 응하는 자세를 알려왔다.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종류만 네 가지. 운전 및 야외활동과 다초점이 필요한 평상시, 컴퓨터용, 그리고 특이하게도 영화 관람용 안경이 따로 있다. 평생 시력이 좋았다는 김 국장이 몇년 전부터 안경을 찾게 된 것에는 배급작을 수급하기 위해 쉬지 않고 쏟아지는 해외 신작들을 관람해야 하는 업무의 영향도 느껴진다.
배급
2020 <하이, 젝시> 2020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2019 <너를 만난 여름> 2019 <미드90> 2019 <칠드런 액트> 2019 <서스페리아> 2019 <장난스런 키스> 2018 <베일리 어게인> 2018 <에브리 데이> 2018 <아이 필 프리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