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뉴스]
이변 없는 수상! 오스카 여우조연상 받은 로라 던에 관한 흥미로운 사실 10가지
2020-02-19
글 : 심미성 (온라인뉴스2팀 기자)

2020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의 수상자. 로라 던이 출연한 두 작품 <결혼 이야기>와 <작은 아씨들>은 나란히 작품상 후보에 올랐고, 그녀는 여우조연상으로 생애 첫 오스카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이혼 전문 변호사로 니콜(스칼렛 요한슨)의 든든한 어깨가 되어준 <결혼 이야기>의 노라 팬쇼는 첫 등장부터 존재감이 유별났다. 특유의 자신만만함과 상대의 마음을 읽는 치명적인 공감능력, 빈틈없는 전략가로서의 모습까지. 결혼 경험이 없는 관객들조차 그녀에게 이혼 상담을 하고 싶어질 지경이었다. 모두가 그녀의 남다른 장악력을 금세 알아챘고 일찍이 로라 던은 각종 시상식으로부터 9개의 여우조연상을 독차지하면서 오스카 수상을 예견했다. 따 놓은 당상이었지만 그녀에게 오스카 트로피는 너무도 늦게 찾아왔다.

<결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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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봤더라? 로라 던의 이름이 낯선 분들께 알리는 그녀의 대표작. <결혼 이야기>와 <작은 아씨들>을 논외로 한다면 최근 화제작은 HBO 드라마 <빅 리틀 라이즈>다. 장 마크 발레의 유려한 연출 솜씨와 명배우들의 불꽃튀는 연기 대결은 장난이 아니다.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의 에밀린 홀도 제독, <와일드>의 엄마 바비, 거슬러 올라가 <아이 엠 샘>에서 다코타 패닝의 입양모 랜디, <쥬라기 공원> 시리즈의 엘리 새틀러 박사까지 모두 로라 던이 거쳐간 캐릭터들이다.

<쥬라기 공원>
TV 시리즈 <빅 리틀 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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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브루스 던, 어머니 다이안 래드. 아버지 브루스 던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여러 작품에 출연했다. <장고: 분노의 추적자> <헤이트풀 8>은 물론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에도 출연했다. 히피들이 살고 있던 농장주 조지 스판이 바로 브루스 던. 또한 브루스 던은 알렉산더 페인의 걸작 <네브래스카>로 77세의 나이에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장고: 분노의 추적자>
<네브래스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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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다이안 래드는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차이나타운>에서 탐정 J.J.(잭 니콜슨)를 찾아가 남편의 불륜 조사를 의뢰하는 멀레이 부인으로 나왔다. 같은 해 발표된 마틴 스코시즈의 영화 <엘리스는 이제 여기 살지 않는다>에서는 주인공 앨리스(엘렌 버스틴)가 일하는 식당의 동료 웨이트리스 플로 역할을 했다. 이 역할로 다이안 래드는 미국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노미네이트됐다.

<차이나타운>
<엘리스는 이제 여기 살지 않는다> 다이안 래드(왼쪽), 엘렌 버스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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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 던의 키는 180cm다. 10대가 되기 전에도 그녀의 키는 또래보다 한참 커서, 이미 완성형이었다고. 때문에 반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하기도 했다. 9살의 로라 던은 연기 공부에 매진하는 것을 피난처로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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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스 뮤지션 벤 하퍼와 2005년 결혼했다가 2013년에 이혼했다. 아들 엘러리 하퍼와 딸 자야 하퍼가 있다. 벤 하퍼는 로라 던의 출연작 <아이 엠 샘>의 삽입곡으로 쓴 비틀스의 ‘스트로베리 필즈 포에버’(Strawberry Fields Forever)를 불렀다.

<아이 엠 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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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 던은 무의식을 독창적인 화면에 구현하는 컬트의 귀재, 데이빗 린치 감독의 뮤즈다. 그의 대표작 <블루 벨벳>과 <광란의 사랑>에서 주인공으로 활약한 로라 던. 린치 감독의 옆집에 이사를 온 그녀는 린치와 함께 수다를 떨던 중에 우연히 캠코더 동영상을 몇 편 찍는다. 디지털 작업 방식을 불신하던 린치는 마음을 고쳐먹고 이를 발전시켜 개봉시키기로 한다. 그 영화가 난해하기 짝이 없기로 소문난 3시간짜리 영화 <인랜드 엠파이어>다. 이후 린치 감독과는 25년 만에 돌아온 TV 시리즈 <트윈 픽스> 시즌 3로 재회해 눈부신 협업을 보여준다.

<광란의 사랑>
<블루 벨벳>
<인랜드 엠파이어>
<트윈 픽스> 시즌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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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 던은 오스카 연기상 후보에 두 번 오른 경험이 있다. 1991년작 <넝쿨 장미>로 여우주연상 후보에, 2014년작 <와일드>로는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까지 이르지는 못했다. 두 영화에서 로라 던은 각각 딸과 엄마 역할로 출연했다. <넝쿨 장미>에서 실제 어머니이자 배우인 다이안 래드의 동반 출연으로 모녀가 오스카 여우주연상/여우조연상에 나란히 후보에 오른 전례 없는 그림이 만들어졌다. 한편, <와일드>에서 로라 던의 딸 역할을 한 리즈 위더스푼과는 고작 9살의 나이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고.

<넝쿨 장미>
<와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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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 던의 공식적인 데뷔작은 마틴 스코시즈 감독의 <엘리스는 이제 여기 살지 않는다>. 당시 로라 던은 7살의 어린 나이였는데, 출연 배우인 어머니를 따라 촬영장에 갔다가 스코시즈의 권유로 아이스크림을 먹는 소녀로 단역 출연했다. 주연 배우들의 바로 뒤에서 아이스크림을 먹는 신이었기 때문에 19개의 바나나 아이스크림콘을 먹었다. 로라 던의 언급에 따르면 당시 스코시즈가 “아이스크림 19개를 먹고도 토하지 않는다면 배우가 되어야 해”라 말해주었다고. 몇 년 후에도 어머니 다이안 래드는 딸이 배우가 되는 것을 반대했지만 마틴 스코시즈는 로라 던의 편에서 그녀를 지지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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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와 협업한 감독들의 이름들. 스티븐 스필버그, 마틴 스코시즈, 데이빗 린치, 폴 토마스 앤더슨, 알렉산더 페인, 로버트 알트만, 클린트 이스트우드, 조나단 드미, 장 마크 발레, 켈리 레이차트, 노아 바움백… 배우 로라 던의 화려한 필모그래피는 이렇게 만들어졌다.

<퍼펙트 월드> 클린트 이스트우드(왼쪽) 감독, 로라 던.
<마스터>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왼쪽), 로라 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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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드라마를 기획한 적이 있다. 명작 제조로 이름난 방송사 HBO에서 진행한 <인라이튼드>가 그것인데, 로라 던은 기획부터 각본, 프로듀서, 주연까지 1인 4역을 해냈다. 신경쇠약에 걸린 중년의 여성이 재활치료를 통해 어떤 변화를 겪어 나가는 이야기. 어머니 다이안 래드도 드라마에 출연했다. <양들의 침묵>의 조나단 드미 감독과 <캐롤>의 토드 헤인즈 감독이 몇 개의 에피소드에 연출로 참여하기도. 로라 던은 <인라이튼드>를 통해 제69회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인라이튼드> 다이안 래드(왼쪽), 로라 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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