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인비저블맨> 그녀의 모든 것을 통제하려는 남편
2020-03-03
글 : 홍은애 (영화평론가)

광학 기술자인 애드리안(올리버 잭슨 코언)의 아내 세실리아(엘리자베스 모스)는 그녀의 모든 것을 통제하려는 남편에게서 도망친다. 언니 에밀리(해리엇 다이어)의 도움으로 경찰 수사관인 제임스(알디스 호지)의 집에 머물면서 취업을 준비하던 어느 날, 남편의 자살 소식을 듣게 되고 세실리아는 ‘우편물 상속 자산 고지서’를 받는다. 단, 그녀가 범죄를 저지를 경우 거액의 유산을 받을 수 없다는 조건이 따른다. 누구보다 남편을 잘 아는 세실리아는 남편의 죽음이 뭔가 석연치 않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그녀는 보이지 않는 존재의 위협을 느끼고, 주변 사람들이 그녀의 말을 믿지 않자 남편의 흔적을 직접 찾아 나선다.

하버트 조지 웰스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인비저블맨>은 <겟 아웃>(2017), <어스>(2019)를 통해 기발한 상상력과 아이디어를 선보인 제작사 블룸하우스와 <업그레이드>(2018)를 연출한 리 워넬 감독의 두 번째 작품이다. 전작 <업그레이드>에선 인공지능 시스템을 도입한 초능력 인간을 보여줬다면, 이번 영화에선 광학 기술로 만든 슈트를 입은 투명인간이 등장한다. 감독은 보이지 않는 존재의 두려움과 공포를 새롭게 구현하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보여준다. 허름한 폐가나 밀폐된 공간 대신 주로 생활공간이나 텅 빈 공간이 사용된다. 세실리아가 남편과 사는 집은 바닷가 절벽 위에 성처럼 위치하고 광학 기술자의 집답게 최첨단 센서가 부착된, 외부와 완전히 고립된 공간으로 설정됨으로써 오프닝 시퀀스에서 그녀가 이 집을 빠져나가는 장면부터 긴장감은 시작된다. 또한 감독은 이야기 중심을 투명인간에서 투명인간에 맞서는 아내인 여성의 시선으로 옮김으로써 기존 이야기의 전형성에서 벗어나 새로운 서사를 창조해냈다. 특히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세실리아 역의 엘리자베스 모스는 서스펜스에 몰입감을 주는 것은 물론 독창적인 여성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관련 영화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