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봅시다]
어텀 드 와일드 감독이 재해석한 <엠마>
2020-03-04
글 : 조현나
그녀의 엉뚱한 매력

2월 27일 개봉한 <엠마>는 1815년 발간된 영국 작가 제인 오스틴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엠마는 하이베리 마을의 사교계를 휘어잡으며 자발적으로 지역 주민들의 중매를 서는 인물이다. 명석하지만 자기감정과 타인의 진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엠마는 그로 인해 여러 사건을 야기하는 엉뚱한 매력을 지녔다. <엠마>를 보기 전 미리 알아두면 좋을 몇 가지 정보를 소개한다.

호러 퀸의 새로운 변신

엠마 역의 애니아 테일러조이(사진)는 <더 위치> <23 아이덴티티> 등 주로 미스터리 스릴러물의 주연을 도맡아왔다. 일각에선 테일러조이가 밝고 낭만적인 엠마의 성격을 잘 표현할 수 있을지 우려를 표하기도 했으나 개봉 후 해외 평단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이전 작품들에서 상대를 서늘하게 응시하던 테일러조이의 눈빛은 <엠마>에서 다소 계산적이면서도 예리한 시선으로 바뀌었다. 테일러조이는 “엠마는 무척 까탈스럽지만, 근사하게 까탈스러운 인물이다. 외모 면에서가 아니라 그녀의 복합한 성격 면에서 말이다”라며 자신이 해석한 엠마의 특성을 밝히기도 했다. 호러 퀸의 새로운 도약은 성공적인 것으로 보인다.

수차례 각색된 원작 소설 <엠마>

제인 오스틴은 자신의 네 번째 소설이자 캐릭터인 엠마를 가장 아꼈지만“작가인 자신 외에는 아무도 그녀를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엠마>는 영미권에서 여러 차례 각색되며 많은 사랑을 받았고 특히 1996년에는 영화와 드라마로 동시 제작되기도 했다. 두 작품은 원작의 매력을 각기 다르게 해석했는데, 영화가 엠마와 조지의 로맨스를 중점적으로 다룬 반면 드라마는 풍자와 조롱에 능한 엠마의 성격을 강조했다. 각자의 특성이 명확한 덕에 당시 시청자들은 두 작품을 비교하며 즐길 수 있었다.

유명 사진가 출신 감독의 감각적 재현

어텀 드 와일드 감독은 유명 사진가이자 뮤직비디오 아트디렉터 출신답게 영화의 비주얼에 집중했다. 특히 인물들의 패션에 심혈을 기울였는데, 영화의 시대적 배경인 조지 왕조 시대를 감각적으로 재현하기 위함이었다. 감독은 의상디자이너 알렉산드라 번, 그리고 프로덕션디자이너 케이브 퀸과 협업해 완성도 높은 비주얼을 선보였다. 알렉산드라 번은 소피아 코폴라가 연출한 <마리 앙투아네트>에서 영감을 얻었다. 그는 의상에 파스텔 색상을 다채롭게 사용해 엠마의 발랄하고 낭만적인 성격을 드러냈다. 엠마의 화려한 의상은 1996년 제작된 <엠마> 속 의상과도 확연히 다르다. 당시 의상디자이너였던 루스 마이어스는 수채화 같은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더 차분하고 고전적인 의상을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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