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뉴스]
마블의 DC 인수설이 돌고 있다
2020-03-05
글 : 김진우 (뉴미디어팀 기자)
(왼쪽부터) 댄 디디오, 짐 리

마블이 DC 코믹스를 인수한다? 코믹스 전문 블로그 매체 <코믹북 뉴스>, 디즈니 팬덤 커뮤니티 등에서 “DC 코믹스가 마블 코믹스의 모기업인 마블 엔터테인먼트에 인수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소문의 발단은 DC 코믹스의 공동 발행인이었던 댄 디디오의 해임 건 때문이다. 그는 기존의 DC 세계관을 뒤엎고 보다 현대적인 모습의 히어로들이 등장하는 ‘5세대 리부트’를 추진하려 했다. 그러나 DC 코믹스의 모기업인 AT&T는 부진한 코믹스의 판매를 메우는 장난감, 프로모션 이벤트 등이 고전적인 캐릭터들에 바탕을 두었다는 이유로 5세대 리부트를 부정적으로 바라봤다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댄 디디오는 2월 22일 갑작스레 DC 코믹스의 발행인 직에서 물러났다. 명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코믹북 뉴스> 등은 그간의 DC 영화들의 흥행 부진과 5세대 리부트에 관한 의견 충돌을 그 원인으로 추측했다.

DC 코믹스에서 <플래시>, <그린랜턴> 등의 작화를 맡은 이단 벤스카이버는 2019년 9월 스트리밍 방송을 통해 “AT&T가 DC 코믹스를 매각할 수도 있다”고 말한 바 있는데 디디오의 해임과 함께 이 발언이 다시 수면 위로 올랐다. 는 “AT&T가 코믹스 스토리 작가를 할리우드 영화, TV 시리즈 작가들로 교체하려 한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있다”고 전하며, AT&T가 DC 코믹스를 이끌어갈 새로운 인력들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DC 코믹스의 매각설과 인력 교체설 등이 합해져 마블로의 인수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케빈 파이기

DC 코믹스는 1960년 이후로 마블 코믹스에 밀려 판매 부수, 시장점유율 등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마블의 <엑스맨> 시리즈가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던 1980년대에는 그 격차가 더 벌어져 마블이 약 70%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2000년대에 들어 그 격차가 줄기는 했지만, DC 코믹스는 여전히 시장점유율에서 10% 이상의 차이를 보이며 마블에 뒤처지고 있다.

영화화도 마블이 시장 점유면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마블의 MCU(Marvel Cinematic Universe)는 점점 그 세계관을 확장, 두터운 팬층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DCEU(DC Extended Universe)는 부족한 개연성과 기존의 캐릭터성 붕괴 등으로 혹평을 면치 못했다. 2019년 9월 <스파이더맨>이 소니와의 판권 문제에 휩싸였을 때도 마블은 협약을 통해 MCU(Marvel Cinematic Universe) 속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존속을 이뤄냈다. 이러한 마블의 안정적인 운영이 DC를 새롭게 탈바꿈시킬 수 있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댄 디디오와 함께 DC 코믹스의 공동 발행인을 역임하고, 현재는 단독 발행인이 된 짐 리는 지난 2월29일(현지 시간) 시카고 코믹&엔터테인먼트 엑스포에서 마블의 DC 코믹스 인수 루머를 일축했다. 그는 “신빙성이 없는 이야기다. DC 코믹스는 85년 동안 존재해왔다. 향후 85년도 지금의 모습이 유지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실질적으로 마블과 DC 속 히어로들이 한 화면에 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은 없는 것일까. 모든 것은 DC 코믹스의 모기업인 AT&T에게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코믹스의 경우는 AT&T 자체적으로 마블 엔터테인먼트(혹은 디즈니)에 DC 코믹스를 넘길 수도 있겠으나, 영화는 DC 코믹스 영화화 판권을 가지고 있는 워너브너더스와의 협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워너브러더스 역시 AT&T의 자회사다. AT&T의 판단에 따라 코믹스만 마블에 넘어갈 수도, 코믹스와 영화화 모두가 넘어갈 수도, 혹은 코믹스를 포함해 DCEU만 마블에 넘기고 <조커>처럼 DCEU와 분리하는 작품들은 그대로 워너브러더스에서 맡는 것으로 갈 수도 있는 것이다. 얽히고설킨 기업 간의 관계인 만큼 그 협상에 대한 경우의 수도 무수히 많다. 마블의 DC 코믹스 인수, MCU와 DCEU의 결합 등도 그 여러 갈래 중 하나다.

짐 리의 말대로 아직까지 마블의 DC 인수는 루머에 불과하지만, DC의 부진이 계속된다면 루머는 계속 생산될 것 같다. 코믹스는 2016년 이후 세계관을 재정립한 ‘DC 유니버스’의 경과를 더 지켜봐야 한다. 영화화에 있어서는 <원더 우먼 1984>, <수어사이드 스쿼드 2> 등 다가올 여러 DCEU 영화와 독자적인 노선을 타는 맷 리브스의 <더 배트맨> 같은 솔로 무비가 뚜렷한 성과를 낼지도 모를 일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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