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전세계 영화 산업이 휘청거리고 있다. 바이러스의 최초 발생지인 중국은 7만 개 이상의 극장이 휴관했으며 개봉 예정이던 자국 영화와 외화들도 개봉을 미뤘다. 1월24일(이하 현지시간)부터 2월23일까지의 중국 내 극장 수입은 420만 달러(한화 약 49억 7070만 원, 이하 3월5일 환율기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수입인 17억 6000만 달러(한화 약 2조 829억 원)에 비해 수익이 무려 1/400 이상으로 감소했다.
국내 극장가는 2월 극장 관객수가 735만 8661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통계)으로 지난 10년간의 월 관객수 중 최저를 기록했다. 유럽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한 이탈리아도 2월 박스오피스 성적이 전년도 대비 70% 이상 줄었다. 일본 역시 지난 주말 박스오피스 수입이 전주 대비 약 15% 감소하며 극장가 불황의 조짐이 시작되고 있다.
지난 3월2일 <할리우드 리포터>는 현 상황에 대해 “중국, 한국, 이탈리아, 일본을 중심으로 영화 산업 피해가 커지고 있다. 분석가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전세계적으로 최소 5050억 달러(한화 약 5조 9125억 원)의 손실이 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개봉을 준비하던 할리우드의 텐트폴 영화들도 차례차례 개봉을 연기하고 있다. 4월 개봉 예정으로 전세계 프로모션을 진행하려 했던 <007 노타임 투 다이>는 11월로 개봉을 연기했다. <007 노 타임 투 다이>의 제작사 MGM은 “글로벌 영화 시장에 대한 검토와 심사숙고 끝에 <007 노 타임 투 다이>의 전세계 개봉일을 2020년 11월로 변경한다”고 전했다. 아직 북미 극장가는 크게 위축되지 않았지만 세계 시장을 목표로 했던 일부 할리우드 영화들은 <노 타임 투 다이>처럼 전세계 개봉이 미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심지어 제작이 진행 중인 작품들에도 차질이 가고 있다. 톰 크루즈 주연의 <미션 임파서블 7>은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3주간의 촬영 예정이었지만 이탈리아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남에 따라 촬영을 취소, 일정 변경에 돌입했다.
유럽의 코로나19 확산이 가속화되며 오는 5월 개최될 예정인 칸국제영화제에 대한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칸국제영화제 측은 “코로나19와 관련해 당국이 내리는 지침들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 행사 기간 동안 참석자의 보호와 건강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가 취해질 것”이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