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한 달간 매주 화요일 8시, 아트나인에서 ‘그레타 거윅의 눈으로 바라 본 세계-그레타 거윅 특별전’이 열린다. 상영작은 <프란시스 하>(3/3) <작은 아씨들>(3/10) <우리의 20세기>(3/17) <재키>(3/24) <매기스 플랜>(3/31)으로 모두 거윅이 창조한 여성 인물들이 빛나는 영화다. 이들은 모두 각기 다른 매력을 지녔지만 묘하게 연결되어 있다. 울고 넘어지다 성장하는 그레타 거윅의 여성 캐릭터들을 <씨네21> 1246호에 실린 이주현 기자의 ‘그녀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그레타 거윅이 밀레니얼의 아이콘이 된 이유’ 기사를 중심으로 만나보자.
<매기스 플랜>의 매기
제목 그대로 매기의 기상천외한 계획이 펼쳐지는 영화 <매기스 플랜>에서 그레타 거윅은 분명한 의지와 계획을 가진 매기를 연기한다. 결혼 대신 정자를 기증받아 아이를 낳으려했던 매기가 존(에단 호크)과 사랑에 빠지면서 이야기는 매기의 원래 계획과 다른 국면으로 나아가는데, 그때마다 매기는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그레타 거윅은 매기에 대해 “관습을 거부하면서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매력을 지녔다고 표현했다. 이는 늘 빤하지 않은 여성 캐릭터로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 그레타 거윅의 매력이기도 하다.
<프란시스 하>의 프란시스
노아 바움백 감독 그레타 거윅 주연의 <프란시스 하>는 두 사람이 함께 각본을 쓴 작품으로 그레타 거윅의 존재를 널리 알린 영화다. 거윅이 연기한 프란시스는 무용가로 성공하길 꿈꾸지만 방세 낼 돈도 부족한 견습생. 자존감을 지키며 대도시에서 살아가기 위해 분투하는 그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존재는 바로 친구 소피(미키 섬너)다. “섹스를 하지 않는 레즈비언 커플 같다”고 말할 정도로 각별한 관계인 두 사람은 영화의 오프닝 시퀀스에서부터 예사롭지 않은 우정을 보여준다. 거윅이 각본을 쓰거나 연출한 영화에는 어김없이 두 명의 여성이 짝을 이뤄 마음을 나누는 이야기가 등장한다는 법칙은 이때부터 시작되었다.
<작은 아씨들>의 자매들
<작은 아씨들>은 <레이디 버드>에 이은 그레타 거윅의 두 번째 연출작이자 그의 영화적 관심사와 특징들의 총집합이라 할 수 있다. 자신이 택한 사랑과 가정을 위해 노력하는 메그(엠마 왓슨), 영화를 열고 닫으며 작가로 성장하는 조(시얼샤 로넌), 그런 조에게 글을 계속 쓰라고 응원하는 심성 착한 베스(엘리자 스캔런), 평범한 재능이 아닌 특별한 재능을 원하는 막내 에이미(플로렌스 퓨)까지. 그레타 거윅은 이들이 공유하는 자매애를 그리는 한편 네 명의 여성 캐릭터에게 각자가 원하는 것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분명한 목소리를 부여했다.
<우리의 20세기>의 애비
빨간 머리, 보라색 바지, 초록색 스타킹……. 그레타 거윅이 아네트 베닝, 엘르 패닝과 함께 주연한 <우리의 20세기>는 그의 컬러풀한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영화다. 거윅이 연기한 포토그래퍼 애비는 고향을 떠나 뉴욕에서 예술대학을 다니며 사진을 시작한 20대 예술가로 슬플 때 춤을 추는 여자. 수전 손태그의 책을 읽고, 펑크록을 즐기는 애비에게서 이야기하고 춤추고 꿈꾸길 좋아하는 그레타 거윅의 에너지가 느껴진다.
<재키>의 낸시
존 F.케네디의 암살 직후 혼란에 빠진 재클린 케네디를 비추는 영화 <재키>는 그레타 거윅이 두드러지는 작품은 아니지만, 거윅이 연기한 낸시는 재키가 누구보다 필요로 했던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재키의 보좌관이자 친구인 낸시가 재키의 연설문을 봐주고 그의 손을 잡아주는 장면에서 낸시는 누군가 편히 기댈 수 있는 듬직하고도 지적인 여성 캐릭터의 면모를 보여준다. 그레타 거윅의 큰 키와 모난 곳 없는 눈코입이 그를 편히 기대고픈 사람으로 만든다.
※특별전 상영작은 물론 <레이디 버드> <미스트리스 아메리카> 속 여성 캐릭터들까지 망라한 자세한 이야기는 <씨네21> 1246호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