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악몽> 갑자기 영화와 현실과 꿈과 환상이 뒤섞이기 시작한다
2020-03-17
글 : 박정원 (영화평론가)

영화감독 연우(오지호)는 사랑스러운 딸 예림(신린아)을 교통사고로 잃는다. 딸을 향한 그리움과 딸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연우를 괴롭히지만 그는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 오디션을 진행하던 연우는 자신의 악몽 속 신비로운 여인과 흡사한 분위기를 풍기는 영화배우 수(차지헌)를 만난다. 그렇게 영화 만들기가 계속되던 중에, 갑자기 영화와 현실과 꿈과 환상이 뒤섞이기 시작한다. 연우의 부인 지연(지성원)과 수의 역할이 서로 바뀌어 있고, 예림은 아역배우가 되어 연우의 영화 속에 등장하며, 꿈에서 깨어난 연우는 또 다른 환상 속으로 빠져든다. 우여곡절 끝에 만든 영화가 세상에 공개되던 날, 연우는 관객석에서 악몽 속 여인을 목격하고 그녀를 쫓아간다. 그 순간은 현실일 수도, 영화 속일 수도, 꿈일 수도 있다.

<함정> <원더풀 고스트> <동네사람들> 등의 영화를 기획, 제작했던 송정우 감독의 신작이다. 제목에서부터 예상할 수 있듯 영화는 딸의 죽음으로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주인공의 슬픔과 괴로움, 불안과 분노 등의 감정을 ‘꿈’이라는 소재로 표현하고자 한다. 여기에 주인공의 직업이 감독이라는 점을 활용해 ‘영화’라는 또 다른 시공간을 추가했다. 미스터리 스릴러로서 장르적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한 노력은 엿보이나, 설정 자체에 매몰되어 제 스스로 길을 잃어버린 것 같아 아쉬움을 남긴다. 제38회 브뤼셀국제판타스틱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관련 영화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