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가위 감독의 새로운 작품을 머잖아 만나볼 수 있을 것 같다. 그의 새 작품은 2012년에 출간된 중국 작가 진위청의 소설 <번화>(繁花)를 원작으로 한 영화 <블러섬>(Blossoms)과 드라마다. 왕가위 감독은 2013년에 이 소설을 처음 접한 뒤 곧바로 원작의 영화 및 드라마화권한을 획득했다. 영화의 경우 소설가인 진위청과 왕가위가 함께 각본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원작 소설은 1992년 개혁개방 이후의 상하이를 배경으로, 1960년대부터 개혁개방까지 상하이의 화려한 근대사를 살아온 세 청춘의 삶과 시대상을 밀도 있게 그리는 이야기다. 왕가위 감독은 먼저 30부작 오리지널 시리즈를 완성한 뒤 곧이어 영화로도 제작할 뜻을 밝혔다. 오리지널 시리즈는 책임 프로듀서로 제작 전체를 총괄하며 영화는 직접 연출을 맡을 계획이다.
얼마 전 코로나19의 여파로 제작을 연기한다고 보도되었지만, 계획대로 19세기 상하이의 근대적 건축양식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장가화원에서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안전을 위해 촬영에 투입되는 모든 스탭은 주요 촬영 장소인 상하이에 도착해 14일의 의무 격리 기간을 거친 뒤 팀에 합류할 수 있다고 한다. 한때 장쯔이와 양조위 그리고 크리스가 출연한다는 설이 있었으나 최종적으로 후거와 마이리가 주연을 맡는 것으로 전해졌다. 처음부터 끝까지 상하이 방언으로 연기해야 하는 특성상 상하이 출신의 두 배우가 최종 주연으로 캐스팅됐다는 의견이다. <화양연화> <2046>을 잇는 삼부작 중 마지막 작품이라는 점도 영화를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