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피스 병동에서 일하는 정신과 전문의 강수연 박사(반민정)는 병동의 환자들을 세심하게 돌본다. 대형교회의 목사였으나 현재는 가족도 친구도 없이 쓸쓸하게 죽음을 기다리는 말기 대장암 환자 민두홍(이종국), 부모에게 깊은 상처를 입은 18살의 피부암 환자 서지인(이경민), 말기 간암 환자인 아버지 장철구(최용진)를 마음껏 미워하지도 못하고 선뜻 용서하지도 못하는 소년 장기현(안도규) 등 병실 사람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지닌 채 슬퍼하고 괴로워한다. 강 박사는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거나 작은 소원을 들어주며 곁에서 힘이 되어준다. 어느 날은 지인과 함께 병원을 빠져나가 밤거리를 신나게 돌아다니기도 한다. 죽음을 앞둔 이들과의 애틋했던 시간도 잠시, 쓰러졌던 강 박사가 정신을 차려보니 예상치 못한 일들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
영화 <특별시 사람들>(2009)을 연출했던 박철웅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호스피스 병동의 말기암 환자들과 의료진을 주인공으로 하는 만큼‘죽음’이라는 키워드가 영화의 중심에 놓인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종교인, 자신에게 상처를 준 가족에게 분노하는 소녀 등 마지막을 앞둔 이들의 여러 감정이 낯익은 모습으로 그려진다. 후반부에선 영화의 톤이 달라지며 나름의 반전이 등장하는데, 그 과정에서의 설득력이 부족한 것이 아쉽다. 옴니버스 연극 <손님>을 원작으로 하며,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 영상콘텐츠제작지원사업 선정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