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트롤: 월드투어' 처음부터 끝까지 웃음을 놓치지 않는 영화
2020-04-28
글 : 남선우

전편 <트롤>(2016)에서처럼 흥 넘치는 시간을 보내던 팝 트롤들에게 위기가 닥친다. 팝 트롤 여왕이 된 파피(안나 켄드릭)와 그의 친구 브랜치(저스틴 팀버레이크)는 서로 다른 외모와 음악을 가진 다섯개의 트롤 마을이 있다는 사실을 비로소 알게 된다. 새로운 세상을 만날 생각에 신난 팝 트롤들과 달리 록 트롤 마을의 여왕 바브(레이첼 블룸)는 다른 트롤 마을들을 위협해오고 있다. 바브는 트롤 조상들이 만든 팝, 테크노, 클래식, 컨트리, 펑크, 록 여섯개의 현을 찾아 모든 음악을 통합해, 록을 제외한 음악들을 파괴하려는 위험한 계획을 세운 것. 이미 테크노, 클래식, 컨트리 트롤 마을을 차례로 무너뜨리며 위세를 떨치는 중인 록 트롤들을 보지 못한 팝 트롤들은 다른 음악을 사랑하는 트롤들과도 친구가 될 수 있으리라 믿으며 그들과 어울리기 위한 여행을 떠난다. 파피와 브랜치가 주축이 되어 나선 모험에 그들을 걱정한 비기(제임스 코든)와 딩클이 동행하고, 출생의 비밀을 의심하며 혼란에 빠진 프린스D(앤더슨 팩) 또한 다른 트롤을 만나면 의문이 풀릴 수 있을까 기대하며 홀로 마을을 벗어나 여정을 시작한다.

월트 도른 감독은 전작 <트롤> 개봉 전부터 “더 많은 캐릭터와 넓은 세계관이 나오는 이야기를 만들고자” <트롤: 월드투어>의 스토리를 구상했다. 전세계 음악 장르를 트롤들이 사는 각각의 마을로 연결지어 ‘트롤 유니버스’를 새로 구축한 것. 이에 따라 팝 트롤들이 다른 장르의 트롤 마을에 당도해 새로운 음악과 친구들을 경험하는 과정이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트롤: 월드투어>에서는 각 트롤 캐릭터의 특성에 맞게 다양한 장르의 노래가 변주된다. 팝 트롤들이 신디 로퍼의 <Girls Just Want to Have Fun>을<Trolls Just Want to Have Fun>으로 개사해 부르는 시퀀스와 록 트롤들이 밴드를 이뤄 스콜피언스의 <Rock You Like a Hurricane>을 열창하며 위력을 뽐내는 대목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도 K팝 트롤들이 안무와 함께 선보이는 걸그룹 레드벨벳의 <러시안 룰렛>, 레게톤 트롤들이 강렬한 눈빛을 장착하고 보여주는 J 발빈의 <Mi Gente> 무대도 인상적. 컨트리 트롤 마을을 찾은 팝 트롤들이 스파이스 걸스의 <Wannabe>, 싸이의 <강남스타일>, 바하 멘의 <Who Let the Dogs Out>을 팝 메들리로 이어 부르는 장면도 반갑다. 전편 사운드트랙으로 빌보드 1위에 오르는 등 많은 사랑을 받은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Can’t Stop the Feeling!>에 이어 <트롤: 월드투어>에서 저스틴 팀버레이크와 SZA가 함께한 <The Other Side>가 지난 2월 공개되기도했다.

음악이 <트롤: 월드투어>의 흥을 담당한다면 영화의 전체적인 톤은‘병맛’ 내지는 B급 코드를 자극한다. 캐릭터들이 맞이하는 의외의 상황들도, 그때마다 그들이 뱉는 대사들도 통통 튀다 못해 예상치 못한 종류의 코믹함을 선사한다. B급 유머의 정점에는 영화의 시작과 함께 가이 다이아몬드(쿠널 나이어)의 풍성한 머리숱에서 ‘뿅’ 하고 태어나는 타이니 다이아몬드(케넌 톰슨)가 있다. 갓 태어난 신생 트롤이라는 설정에도 불구하고 굵직한 목소리로 출생을 자축하는 랩을 뱉는 타이니 다이아몬드는 스토리를 좌우하는 캐릭터는 아니지만, 영화가 전개되는 중간중간 감초같이 등장해 제 역할을 다한다.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 크루이기도 했던 배우 케넌 톰슨의 매력이 십분 발휘된 캐릭터라 할 수 있다.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웃음을 놓치지 않는 영화는 마지막에 이르러 나름의 메시지와 함께 결말을 맺는다. 웃음 끝에 찾아온 따뜻한 결말은 어색하기보다는 주인공 파피와 브랜치의 밝고 사려깊은 성격 덕에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하고자 하는 것을 분명히 하고, 그것을 잘하기 위해 집중한 티가 역력히 나는 애니메이션이다. 국내에서는 레드벨벳의 웬디가 파피, SF9의 로운이 브랜치 역으로 목소리 출연했다.

CHECK POINT

K팝 트롤의 등장

걸그룹 레드벨벳 멤버들이 K팝 트롤 5인방으로 깜짝 등장한다. 이들은 대표곡 <러시안 룰렛>을 앞세워 레게톤 트롤과의 댄스배틀을 펼치는 장면을 녹음했다. 제작진이 직접 한국을 방문해 레드벨벳 멤버들의 목소리를 담아갔다고.

촉감 자극 애니메이션

펠트로 만들어진 팝 트롤들의 마을은 벨벳, 솜털 등의 재료들을 포함한 다양한 질감의 섬유 예술 텍스처에 기반을 두고 디자인되었다. 보드랍고 반질반질한 느낌으로 촉감을 자극하는 트롤 마을은 큰 화면에서도 한올 한올 섬세히 빛난다.

초호화 더빙 라인업

파피 역의 안나 켄드릭, 브랜치 역의 저스팀 팀버레이크와 더불어 배우 샘 록웰, 가수 켈리 클라크슨, 블랙 사바스의 오지 오스 본, <더 레이트 레이트 쇼> 진행자 제임스 코든, 2020 제62회그래미 2관왕 앤더슨 팩이 목소리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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