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人]
양준영 키노라이츠 대표 - 영화 덕후들이 신호등을 켭니다
2020-05-04
글 : 김성훈
사진 : 백종헌

<사냥의 시간>은 노란색 신호등이, <남산의 부장들>은 초록색 신호등이 깜빡거린다. 지난 3월 런칭한 ‘키노라이츠’는 독일어로 영화를 뜻하는 ‘키노’와 신호등인 ‘라이츠’를 합친 말로, 영화를 보고 추천하고 싶으면 초록색 신호등을, 그렇지 않으면 빨간색 신호등을 켜는 영화 추천 사이트이다. 그렇게 달린 신호등이 66% 이상이면 초록색 신호등이, 33% 이상 66% 미만이면 노란색 신호등이, 33% 미만이면 빨간색 신호등이 영화 포스터에 달린다. 1만7천여명의 일반 회원과 800여명의 인증 회원(영화 평점의 조작과 왜곡을 막기 위해 일정한 검증 절차를 거친 회원.- 편집자)이 매일 이곳에 들러 자신이 본 영화를 추천하고, 자신과 취향이 비슷한 다른 회원들이 남긴 리뷰를 읽는다. 극장 개봉작, 넷플릭스, 왓챠 등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네이버 같은 포털사이트 등 온·오프라인에서 공개되는 영화들에 대한 평점과 리뷰 그리고 상영 정보를 이곳에서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어린 시절부터 <씨네21> <키노>를 즐겨 읽었고, 아트나인에서 독립예술영화를 챙겨볼 만큼 영화에 푹 빠져 살았던 양준영 대표가 회계사 시험을 때려치우고 키노라이츠를 창업한 것은 “평소 신뢰할 수 없는 영화 추천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내린 결정이었다. “댓글 아르바이트들의 영화평점 조작 같은, 공감할 수 없는 추천을 지켜보면서 한국에는 왜 로튼 토마토 같은 영화 추천 사이트가 없을까, 나 같은 영화 마니아들이 모여 솔직한 평점과 리뷰를 내놓으면 신뢰할 만한 영화 추천 가이드가 될 수있지 않을까 싶었다.” 양 대표는 심리학을 전공하고 대기업에서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일을 한 친구인 김치오 동업자와 함께 신뢰할 만한 표본을 확보하기 위해 블로그, 카카오, 브런치 등 인터넷의 여러 채널에 올라온 영화 리뷰들을 읽으며 인증 회원들을 확보했다. “나 같은 덕후들이 모여 좋은 영화의 가치를 더욱더 인정하면 평점 하나로 창작자가 다음 작품을 만드는 데 미약하나마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런칭한 지 두달째인 지금, 100만 페이지를 훌쩍 넘긴 키노라이츠는 “모든 플랫폼과 악어와 악어새 같은 관계를 지향하며, 영화 추천 사이트로서의 정체성을 지키며, 한국판 로튼 토마토가 되는 게 목표”다.

That's it

전자계산기

“회계사 시험에서 수차례 탈락할 때 함께했던 전자계산기다. “전공이 경영학이라 회사에서 재무도 맡다보니 항상 옆에 끼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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