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아유]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심영은 - 내공 있는 디테일
2020-08-25
글 : 배동미
사진 : 최성열

인남(황정민)이 납치된 딸 유민(박소이)을 찾기 위해 가장 먼저 찾아간 인물. 타이에 사는 중국인이자 한국어 실력을 갖춘 덕에 한국인 가정의 보모로 일하면서 아이를 빼돌리는 린린이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이하 <다만악>)를 보고 난 뒤, 유민의 손을 잡고 걸으면서도 불안해하는 린린의 눈빛과 중국인 억양이 묻어나는 말투가 기억에 남았고, 그를 연기한 배우 심영은의 실제 모습이 궁금해졌다. 하얀 얼굴에 하늘하늘한 원피스 차림으로 나타난 배우 심영은은 상업영화도 무대인사도 모두 <다만악>이 처음이라고 활기차게 웃으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억양과 분장 등 묻고 싶은 게 많아 기술적인 질문을 던지자, 한참 대답하던 그는 린린을 두고 “타이가 배경이라 등장하는 외국인 정도가 아니고 타이에서 인남의 시작점을 열어주는 캐릭터”라고 설명한다. 그래서 더 책임감을 느꼈다고 한다. 연극 무대에서 오랜 내공을 쌓아온 배우답다.

-타이에 살면서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중국인 린린을 연기하기 위해서 대사 준비를 어떻게 했나.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중학교 1학년 때까지 2년 동안 중국에서 살았다. 중국 사람들이 잘 못하는 한국어 발음이 뭔지 안다. 중국인인데 한국어를 읽을 수 있거나 따라 말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대사를 읽게 해서 녹음한 뒤 들으면서 대사를 계속 연습했고, 중국인 유튜버들의 방송을 계속 봤다. 들으면서 중국인들이 시옷 발음이 잘 안되고, 연음일 때는 받침을 잘 못하고, 니은 받침인데 리을로 말한다는 등의 디테일을 연습하고 조절해나갔다.

-어떤 대사가 제일 어려웠나.

=인남이 딸의 행방을 묻는 신에서 “살아 있어”란 대사. 그 첫마디를 연기하기가 어려워 많이 연습했다. 소리를 지르면서 말해보고 울면서 해보고, 무서워서 목소리가 안 나오는 버전으로도 해봤다. 많은 버전으로 연습했는데 현장에 가서 황정민 선배의 눈빛을 보니 바로 대사가 나오더라. (웃음)

-린린을 위해 외적으로나 내적으로 어떤 디테일을 만들었나.

=분장팀에서 피부를 태우라고 해서 타이에 머무는동안 수영장에 가서 태웠다. 내적으로는 아이를 납치하는 데 대한 자기 합리화가 필요했다. 린린이라면 자신의 손으로 아이를 해하는 게 아닌, 누군가에게 데려다주는 정도의 일이라고 생각했을 것으로 봤다.

-오랫동안 장진 감독의 연극 <서툰 사람들>과 <꽃의 비밀>에 출연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처음으로 연극 무대에 섰을 때 돈을 한푼도 못 받고 연기했다. 그래서 공연이 끝나면 밤 11시부터 새벽 3시까지 집 앞 호프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어느 날 어디서 많이 본 사람이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바로 장진 감독이었다. 장진 감독의 <아는 여자>를 정말 좋아해서 사인을 받고 인사를 했다. 그게 연이 되어서 <서툰 사람들> 화이 역을 제안받았다. <서툰 사람들>을 1년 넘게 하면서 남자배우 7명과 호흡을 맞췄다. 장진 감독에게는 혼나기도 많이 혼났다. 그렇게 <서툰 사람들>을 하고 난 뒤 장진 감독이 또 연락을 주셔서 <꽃의 비밀>도 하게 됐다. <다만악>에 출연하게 된 것도 홍원찬 감독이 <꽃의 비밀>을 보고 린린 역에 오디션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언제 처음 배우를 꿈꿨나.

=초등학생 때 5년간 발레를 했다. 발레 콩쿠르에 나갔을 때 떨리지도 않고 진짜 좋았다. 그게 남았는지 배우가 되고 싶었다. 입시를 준비하면서 연기학원에 다닐 때도 밧줄에 사람이 매달리면 어떻게 하겠냐는 등 엉뚱한 상황에 내던져지는 게 너무 재밌었다. 연기 연습실에서는 상상력을 발휘해 무슨 짓을 하든 욕을 안 먹었다. 이후 상명대 연극과에 진학해서 이런저런 작품을 많이 했다.

-어떤 배우로 남고 싶은가.

=가까운 꿈은 연기만 해서 먹고살 수 있는 배우다.

영화 2020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2015 <밤에 활동하는 동물 공략법> 2014 <마이너클럽> 2008 <고고70>

드라마 2020 <오! 삼광빌라!> 2017 <김과장> 2015 <MISS 맘마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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