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발생한 코로나19로 영화제의 풍경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5월, 6월 개최 예정이던 영화제들이 하반기로 연기되면서 전례 없이 많은 영화제가 9월에 동시 진행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5월 개막을 앞뒀던 디아스포라영화제는 이로부터 약 4개월 뒤인 9월 18~23일 개최됐으며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대면 행사를 대폭 축소하고 개·폐막식 또한 전부 무관객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마찬가지로 5월 개막 예정이던 퀴어영화제 또한 일정을 두 차례 연기한 후, 지난 9월 18일 온라인으로 행사를 개최했다. 이에 따라 OTT 플랫폼 퍼플레이를 통해 영화를 상영하고 GV 부대행사도 서울퀴어문화축제 공식 유튜브 채널로 중계하게 됐다. 인디애니페스트2020은 예년과 같이 9월에 개최됐으나 일반 관객 없이 온오프라인으로 동시 진행하는 것으로 규정을 바꾸었다. 9월 17일 인디에니페스트2020과 나란히 개막한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역시 야외상영 및 부대행사를 취소하고 소규모로 행사를 운영했다. 서울과 전주에서 장기 상영 방식을 택한 전주국제영화제도 9월 18일 폐막 행사를 대신한 ‘폴링 인 전주’(FALLing in JEONJU)를 열고 116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폐막 행사에서 이준동 집행위원장은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세계 영화제 역사상 앞으로도 없을 가장 긴 영화제가 아니었나 싶다”고 전했다.
이어지는 영화제들도 일정 연기 및 축소 개최의 상황을 피할 수 없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일정을 2주 미뤄 10월 21~30일 개최 예정을 알렸고 강릉국제영화제는 지난 23일, 11월 예정인 제2회 강릉국제영화제를 ‘경쟁부문과 국제포럼’ 중심으로 규모 및 기간을 대폭 축소해 개최하겠다고 발표했다. 순탄하지 않은 여정이지만, 관계자들의 노력으로 하반기에도 영화제는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