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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각 독립예술영화 유통배급지원센터 인디그라운드 센터장 - 독립영화, 더 많은 관객이 더 오랫동안 볼 수 있기를
2020-10-08
글 : 남선우
사진 : 최성열

지난 8월 28일,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설립하고 한국독립영화협회(이하 한독협)가 운영하는 독립예술영화 유통배급지원센터 인디그라운드가 개소했다. 그 출발을 지휘하는 조영각 센터장은 인디포럼 사무국장, 한독협 사무국장을 거쳐 2002년부터 2017년까지 집행위원장으로서 서울독립영화제를 이끌었고, 이후 영진위 위원으로 활동해왔다. <돼지의 왕>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 <사이비> 등 프로듀서로서 10여편의 영화를 만들기도 했다. 잔뼈가 굵다는 표현만으로는 부족한, 한국 독립영화 역사의 산증인인 그는 “독립영화가 2주간 극장에서 상영되고 온라인으로 넘어가며 허무하게 사라지는 경우가 많은데, 영화가 더 많은 관객을 만나 오래 생명력을 유지하도록 노력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인디그라운드의 첫삽을 떴다. 개별 배급사나 창작자들이 못다 하는 부분을 채워나가고 싶다는 그를 신당동 인디그라운드 사무실에서 만났다.

-독립예술영화 유통배급지원센터 인디그라운드가 출발한 배경이 궁금하다.

=독립영화의 제작 영역에 대한 지원은 비교적 활성화되어 있는 편이다. 영진위의 제작 지원을 통해 수십편이, 단편까지 포함하면 매년 천편에 가까운 영화가 만들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 영화들이 관객을 만나는 부분에 대해서는 지원이 부족하지 않나 하는 문제의식이 있었다. 영진위 위원으로 활동하는 동안 유통지원에 대한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문제를 논의해왔고, 문화체육관광부에서도 사업의 중요성에 공감했다. 이후 영진위가 2019년에 기획재정부로부터 승인을 받아 예산을 배정받았고 한독협이 위탁 운영을 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인디그라운드는 직접 배급을 하는 곳은 아니지만 독립영화들이 관객을 더 잘 만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는 곳이다. 영진위가 한국영화 기획개발 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작가를 양성하는 사업인 ‘씬원’(S#1)을 시작했듯 독립예술영화의 유통을 위한 플랫폼을 설립했다고 보면 된다.

-‘인디그라운드’라는 이름은 공모를 통해 붙였다.

=그렇다. 내가 센터장으로 부임하기 전에 공모가 진행돼서 명칭을 정하는 데 관여한 바는 없는데, 알고 보니 지인이 당선됐더라. 개소식 때 상패도 드렸다. (웃음) 지어주신 이름 앞으로 잘 쓰겠다.

-당연히 처음부터 인디그라운드의 설계도를 그린 줄 알았다. 어떻게 합류했나.

=물론 관련 정책이 만들어지기까지 많이 관여했지만, 영진위 위원으로서는 임기가 끝난 상태였다. 이제 영화 제작을 하려 했는데 한독협에서 적극적으로 제안하는 바람에 합류하게 되었다. 부담이 많이 된다. 어제는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 다녀왔는데, 조영각이 왜 이렇게 경직되어 있냐고들 하더라. (웃음) 새 명함을 드리는데, 아직 인디그라운드가 뭐하는 곳인지 모르는 분들이 많다. 극장이냐고 되묻는 분도 있더라. 스탭들과 함께 열심히 해야겠다.

-어떤 마음가짐이나 목표를 품고 합류를 결정했나.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을 했을 때도 보면, 매년 처음 독립영화를 접하는 관객이 50%가 넘었다. 해마다 바뀌는 관객층에 독립영화가 무엇인지 설명해야 했다. 그러니까 독립영화계에 바뀌지 않는 코어 관객층이 분명히 있긴 한데, 그들은 예술영화, 상업영화 가리지 않고 1년에 50편씩 보는 분들인 거다. 그 코어를 넓히고 싶은데, 인디그라운드를 통해서라면 해볼 만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인디그라운드의 내부 구성도 궁금하다.

=크게 가치확산팀, 네트워크지원팀, 유통배급지원팀, 기획운영팀, 이렇게 네팀으로 구성되어 있다. 흥행작을 만드는 것도 독립영화계의 목표가 될 수 있지만, 가치를 확산시키고 문턱을 낮춤으로써 관객을 늘리는 것도 목표인데, 독립영화의 재미를 알리고 브랜드화하는 일을 가치확산팀에서 한다. 네트워크지원팀은 극장과 배급사 등 영화계의 여러 주체들을 연결하고, 유통배급지원팀은 배급 관련 지원을 구체적으로 담당한다. 대부분 영화계에서 10년차 이상의 경력을 갖고 있다. 인디스 페이스, 미디액트, 시네마달, 진미디어 등에서 활동했던 분들이다. 필드에 대한 지식은 물론 영화교육에 대한 노하우가 있는 분들을 모셨다.

-독립영화 라이브러리 작품 공모로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렸다. 지원 상황이 어떤가.

=오늘(9월 22일)이 이틀째인데, 문의가 너무 많다. 더 많이 들어오리라 기대 중이다. 라이브러리는 공동체 상영을 지원하고 배급 네트워크의 허브가 될 수 있도록 운영할 생각이다. 상영료 등을 배급사와 상의해서 선정작을 인디그라운드 홈페이지에서 순차적으로 온라인 상영하고, 오프라인 상영 신청도 받을 것이다. 우선 1년에 70편을 관리하는데, 점점 데이터베이스를 쌓아나가며 라이브러리가 독립영화의 활로가 될 수 있도록 발전시키고 싶다. 또 작품 30편을 별도로 선정해 청소년 영화교육 자료로도 만들 예정이다. 여성, 청년 문제 등을 교육할 수 있는 레퍼런스로 만들어 교육청을 통해 배포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

-사무실 내 교육 공간은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영화계 지망생들을 위한 지원이나 교육도 할 수 있을 텐데, 아무래도 인디그라운드의 방점은 전문가 교육에 있을 것이다. 배급사나 극장에서 일하는 분들의 업무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저작권, 세무회계, 노무관리 등 업무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내용을 강의하는 방향을 생각하고 있다. 창작자들에게도 배급할 때 알아야 할 정보라든지 해외영화제에 작품을 출품하는 법 등을 강의하고 싶다. 영화가 좋아서 일에 뛰어든 분들이 많다보니 실무적인 부분에서 미숙할 때가 있는데, 이런 부분의 전문가들을 모셔서 단계별로 강의를 준비하고 있다. 지금은 코로나19 상황이라 변수가 많다보니 15명 이하의 인원을 모집해 개관 특강부터 시작해보려 한다. 작게라도 빠르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해봐야 하지 않겠나.

-인디그라운드의 다른 계획들도 들려달라.

=영화인들을 교육하고 유통배급을 지원한다는 게 결과가 바로 드러나는 작업은 아니다보니 장기적인 플랜으로 움직이며 영화인들을 설득해나가야 할 것 같다. IPTV나 방송사, 공동체 상영 주체를 대상으로 영업을 뛰며 독립영화와 그 소개 방송을 편성할 수 있도록 애써봐야 하지 않겠나.

-OTT 플랫폼도 영업의 대상이 될 수 있을 테다.

=조심스럽지만 시도해보려 한다. 영화수입배급사협회가 지난 8월 성명을 내지 않았나. (사단법인 영화수입배급사협회는 지난 8월 5일을 왓챠와 웨이브, 티빙 등 국내 OTT 서비스의 정산 방식과 형평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변화하는 한국 영화시장의 독자적 VOD 생존 방법, VOD 시장의 붕괴를 막을 수 있는 대처 방안’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고, OTT 서비스 중단을 결정했다.-편집자) 인디그라운드는 그들의 입장에 동참하고 응원할 수밖에 없다. 플랫폼에 상영되면 그에 맞는 베네핏이 있어야 하는데, 정산 방식의 문제는 해결돼야 하지 않겠나.

-마지막으로 코로나19로 극장을 못 찾은 관객이 나중에라도 찾아봤으면 하는, 올해 재밌게 본 독립영화를 추천한다면.

=언급하지 않는 작품의 감독들이 서운해할지도 모르지만 꼽아보겠다. (웃음) 가장 최근 작품으로는 <남매의 여름밤>을 꼽고 싶다. <야구소녀>와 <바람의 언덕>도 기억에 남는다. 특히 <바람의 언덕>은 박석영 감독이 직접 배급하고 커뮤니티 시네마를 실시하면서 노력한 사례라 감독님에게 특강도 부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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