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탐방]
[동국대학교 전산원 영화학전공] 영화 제작뿐 아니라 영상이론까지 실습형 교육
2020-11-10
글 : 배동미
사진 : 오계옥

워크숍을 통해 개인의 영화적 세계가 담긴 결과물을 완성시키고, 영화제에 출품해 실력을 인정받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쌓인 내공을 바탕으로 한명의 영화인으로 현장에 투입되거나 대학원에 진학해 그다음 단계를 개척해나간다. 동국대학교 전산원 영화학전공의 로드맵은 이처럼 명확하다.

2007년 문을 연 동국대학교 전산원 영화학전공은 ‘영화영상 전문인력 배양’이란 기치 아래 수많은 영화인들을 배출해왔다. 2018년에는 스물넷의 나이에 김철휘 감독이 학과 워크숍 수업 때 완성시킨 단편영화 <모범시민>으로 제71회 칸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 경쟁부문 본선에 진출하는 성과를 냈다. 가까운 예로는 지난해 3학년생인 송동욱 감독의 <영화수업>이 제14회 대한민국대학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재영 영화학 교수는 “16주 학기 안에 작품을 만들긴 하지만, 그에 앞서 방학 때부터 7~8주에 걸쳐 시나리오 피칭을 하고 시나리오를 다듬어나간다. 그 결과, 질적으로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나 싶다”라며 성과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동국대학교 전산원 영화학전공은 학점은행제 교육기관으로 짧은 학기 안에 4년제 대학과 동등한 학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교육기관이다. 이곳 학생들은 보통 5학기를 다니는데, 1학기 때부터 다양한 스탭으로 워크숍에 참여하고, 5학기가 되면 최소 4편의 단편영화 제작 과정을 경험한다. 그러다보니 마지막 학기쯤 되면 어느 현장에 투입되어도 좋을 감각과 경험치를 얻게 된다.

1학기 워크숍의 결과물을 학과 차원에서 여는 ‘꿈틀영화제’를 통해 상영하면서 첫 작품부터 스크린에 상영하는 기회를 만들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계속해서 영화를 만드는 근육을 키워나가는 것이다. “<은사>란 영화로 올해 대한민국대학영화제 본선에 진출한 김수한 감독과 지난해 같은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송동욱 감독도 모두 5학기 때 만들었던 작품으로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김재영 교수)

동국대학교 전산원 영화학전공은 영화 제작뿐 아니라 영상이론, 영상연기까지 모두 포괄하고 있는 학과다. 동국대학교 전산원 영화학전공은 영화영상 분야의 전문 인력을 양산하고자 하는 목표로 워크숍 수업에 공을 들이지만 학과 전체 커리큘럼은 실습과 이론이 각각 50 대 50으로 안배되어 있다. 영화 제작에 집중하는 시나리오, 촬영, 조명, 편집, 사운드디자인 수업뿐만 아니라 영화사, 작품 분석, 영화비평 수업도 활발하게 이뤄진다.

영화이론 커리큘럼에 대한 가까운 성과로는, 올해 초 발표된 2020년 <부산일보> 신춘 문예에서 영화평론 부문을 통해 등단한 16학번인 신현성 평론가가 있다. 연기전공의 경우, 커리큘럼 내 다양한 매체연기 수업은 물론 실제 영화 연기에 도전할 기회가 많이 열려 있다. 학과 내 워크숍을 통해 제작되는 단편영화에 출연할 기회를 우선 갖기 때문에 연기전공자는 좀더 다양하게 제작진과 함께 호흡하며 영화 연기에 도전할 수 있다. 동국대학교 전산원 영화학전공은 이처럼 영화 제작에서부터 이론, 연기까지 모두 아우르기 때문에 교수진 또한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다. 영화 연출, 시나리오, 촬영, 편집, 사운드 디자인, CG, 기획, 영화이론 등을 전공한 교수 18명이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동국대학교 전산원 영화학전공에서 타 대학으로 편입학하는 길도 열려 있다. 이곳에서 실력을 쌓은 다음, 다른 대학으로 학사 편입하거나 대학원 석사과정으로 진학하는 학생들이 실제로 많다. 올해만 해도 학사 편입하거나 대학원에 진학한 학생 수가 총 255명이다. 그동안 누적된 인원까지 모두 합하면 3443명에 달한다. 특히 모교인 동국대학교 서울캠퍼스에 학사 편입할 경우, 입학금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로 편입할 경우에는 입학금 면제와 더불어 매 학기 장학금을 최고 50%까지 받으면서 캠퍼스 생활을 할 수 있다.

동국대학교 전산원 영화학전공에서 둥지를 튼 뒤 이곳을 떠나는 학생들이 많아 섭섭하지 않냐는 질문에 김재영 교수는 “자신들의 재능을 인정받아 원하는 곳으로 진학하면 교수로서 감사할 뿐이다. 섭섭한 건 전혀 없다. 오히려 뿌듯하다”고 말했다. 재학 중에 영화 제작 과정을 풍부하게 경험할 수 있는 동국대학교 전산원 영화학전공은 학생들이 다음 단계로 도약하는 데 든든한 언덕이 되어주고 있다.

INTERVIEW

동국대학교 전산원 영화학전공 김재영 교수 - 만들고 싶은 이야기가 명확해야 한다

동국대학교 전산원 영화학전공 김재영 교수.

-코로나19 시대 동국대학교 전산원에서는 어떻게 수업을 하고 있나.

=2학기 들어 실습수업은 조를 나눠 대면해서 하고 있고, 이론수업은 줌을 통한 화상 수업과 대면 수업을 병행하고 있다. 지난 1학기 때의 경험이 쌓여 워크숍 수업에도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유연하게 모여서 머리를 맞대고 회의하는 등 길을 찾아가고 있다.

-교육부가 인정한 학점은행제 기관이기 때문에 학생들의 나이와 경험치가 다양할 것 같다.

=대부분은 일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오는 어린 친구들이다. 특이한 사례를 소개하자면 올해 1학년 중 영상 관련 석사학위를 이미 딴 다음 입학한 학생도 있다. 중고등학교에서 방과 후 학교 교사로 일하고 있는 학생인데, 영화학 학사학위가 필요해서 입학했다. 다시 학교로 돌아와 워크숍 작업을 하면서 현재는 영화 제작 관련 박사과정을 생각하고, 열심히 단편영화를 제작 중이다.

-실기 전형과 면접 전형에서 각각 어떤 걸 중점적으로 보나.

=영화 감상문을 쓰는 실기 전형에서는 영화를 보는 눈과 분석 능력을 본다. 면접 전형에서는 감상문을 바탕으로 영상문화 전반에 대한 관심을 집중적으로 묻는다. 영화 제작 과정 중 연출, 촬영, 편집, 미술 등과 관련해서 어떤 능력이 있는지 확인한다. 이와 관련한 경험이 없다고 해서 불이익을 당하는 건 아니지만 능력이 있다면 가점이 된다. 연기전공의 경우, 실기에서 감상문을 쓰고 면접 과정에서 자유연기와 지정연기를 본다.

-동국대학교 전산원은 어떤 학생들을 기대하나.

=무엇보다 자신이 만들고 싶은 이야기가 명확한 학생 혹은 만들고 싶은 장르나 세계를 알고 있는 학생이면 좋겠다. 그 부분이 제일 중요하다. 또 학생들과 함께 팀을 이뤄 자기가 표현하고 싶은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열정과 자기 에너지를 갖고 있는 친구들이 왔으면 좋겠다.

학과 및 전형소개

영화영상제작 전문 인력과 전문 연기자를 양성하는 동국대학교 전산원 영화학전공은 4년제 학사와 동일한 예술학사를 취득할 수 있는 학점은행제 교육기관이다. 평생교육진흥원의 관할 아래 교육기관이기 때문에 동국대학교 전산원 영화학전공은 대학수학능력시험과 학생부 성적이 아닌 별도의 입시 과정을 거쳐 학생을 선발한다. 학생선발은 실기 전형 성적 60%, 면접 전형 성적 40%를 반영해서 결정된다.

2021학년도 입학정원은 영화영상제작전공 30명, 연기전공 30명으로 총 60명이다. 고등학교 졸업 예정자, 고등학교 졸업자 혹은 그와 동등한 학력 소지자 중 영화에 열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동국대학교 전산원 영화학전공에 지원할 수 있다. 타 대학 수시 전형이나 정시 전형에 지원했더라도 지원 횟수 제한을 받지 않는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입학을 위한 실기시험과 면접시험은 모두 한날에 치러진다. 실기시험은 영화 감상문을 쓰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영화영상제작 전공 입시생은 15분 분량의 영상물을 보고 정해진 시간 내에 양식에 맞춰 자신의 생각을 써내야 한다. 면접시험은 지원자의 입학 동기와 목적, 영화에 대한 관심과 열의, 예술적 배경과 경력 등을 묻는 교수진의 질문에 답하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연기전공 지원자의 경우에도 영화 감상문을 쓰는 실기시험을 치르는 것은 물론 면접시험 과정 중에 자유연기와 카메라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지원자 중 관련 분야에서 활동하는 경우에는 이를 입증할 별도의 서류를 제출하면 된다. 입학과 관련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동국대학교 전산원 홈페이지(ducsi.ac.kr)를 참조하면 된다.

사진제공 동국대학교 전산원 영화학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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