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새해전야' 유연석, 이연희, 유태오, 최수영 <씨네21> 커버 촬영
2020-12-25
글 : 송경원
사진 : 백종헌
내일은 한 뼘 더 행복해지길
이연희, 유연석, 유태오, 최수영(왼쪽부터).

홍지영 감독의 <새해전야>는 새해를 앞둔 일주일동안 네 커플에게 일어난 일을 그린 영화다. 각기 다른 사연을 소개한다는 점에서 옴니버스에 가깝지만 네 커플의 이야기를 절묘하게 연결시켜, 팍팍한 세상에 작은 위로와 희망을 전한다. 씨네21에서는 새해를 앞두고 그 중 두 커플을 커버스타를 통해 먼저 만나보았다. 번아웃에 아르헨티나 떠나 현지 와인 배달원으로 일하고 있는 재헌(유연석)과 오래 사귄 남자친구의 일방적인 이별통보에 아르헨티나로 여행을 떠난 비정규직 진아(이연희), 패럼림픽 국가대표 래환(유태오)와 래환을 믿고 지지하는 오랜 연인이자 원예사 오월(최수영)이 그 주인공이다.

<새해전야>의 재헌(유연석)과 진아(이연희)는 지구 반대편에 있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서로를 만나 마음을 나눈다. 먼 타향에서 아무런 인연도 없는 두 사람이 몇 번의 스침을 반복한 끝에 내일로 나아갈 힘을 얻는, 일주일의 마법 같은 시간이 설득력을 얻는 건 유연석, 이연희 두 배우의 살가운 호흡 덕분이다. 20여 일간의 아르헨티나 로케이션으로 완성된 장면들은 현실에서 쉽게 시도하지 못할 것들을 예쁘게 모아 보여준다. 이연희 배우는 “2019년 여름에 촬영을 했는데 그 땐 부에노스아이레스가 겨울이라 쉽진 않았다. 하지만 이국적인 풍광을 눈에 새기면서 나의 새로운 모습들을 발견하는 계기도 될 수 있었다”며 그 때를 회상했다.

유연석, 이연희(왼쪽부터).

유연석 배우 역시 “서로 제대로 극영화 상대역은 처음이라 낯설기도 했는데 이국 땅에서 서로 의지하고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호흡을 맞췄다”고 화답했다. 이번 영화에서 특히 눈여겨봐야 할 장면은 두 사람이 함께 추는 탱고다. “한국에서 한 달 정도 연습하고 현지에 가서도 다시 배웠는데 현지에서 배운 것들이 남달랐다. 기교적인 부분이 아니라 남미에서만 느낄 수 있는 정서, 문화적인 에너지 같은 것들이 있다.”(유연석)

최수영, 유태오(왼쪽부터).

유태오 배우와 최수영 배우는 오랜 시간 함께해 온 래환과 오월 커플을 연기했다. 극중 래환은 다리가 불편한 인물이다. 유태오 배우는 신체의 불편함을 겪어본 적은 없지만 인종차별을 경험했을 당시의 감정을 연기에 차용했다. “그 밖에도 한국에서 교포로서 느낀 이질감이 래환을 연기할 때 도움이 됐다.” 래환이라면 어떤 음악을 들었을지 플레이리스트까지 따로 준비하고, 스노우보드 선수인 래환을 연기하기 위해 스노보드 강습도 받았다. “<새해전야>와 드라마 <머니게임> 촬영을 동시에 하느라 당시에 굉장히 바빴다. 때문에 운동에만 집중하는 신을 찍을 때 도리어 마음이 편했고, 휴식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최수영 배우는 오월이의 밝고 건강한 모습에 집중했다. “마냥 밝고 에너지가 넘치기만 한 게 아니라, 당차고 자신의 꿈과 사랑을 위해 돌진하는 모습이 마음에 와닿았다.” 또한 오월을 “편견이 아예 없다기보다는 래환이가 너무 좋아서 그의 모든 것을 받아들이게 된 인물”이라 이해하고 연기했다. 오월이가 품종 개발을 하느라 식물에 대한 애정을 유독 강하게 드러내다 보니 자신 역시 식물을 더 깊이 들여다보고 사랑하게 됐다고. 또한 “감독님이 ‘네가 생각하는 오월이가 맞으니 그걸 믿고 밝고 건강하게만 연기하라’고 말씀해주셔서 촬영하면서 마음이 치유되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새해를 일주일 앞둔 네 커플, 각기 다른 만남과 인연을 통해 한 뼘 더 행복해진 세상이 열릴 수 있을까. 코로나19로 인해 정지한 세상, 스크린 바깥세상은 당초 예상보다 훨씬 가혹하다. 비록 올해 새해전야에는 극장에서 <새해전야>를 만날 수 없게 되었지만, 힘들었던 과거를 뒤로한 채 행복해지고 싶은 이들을 위로하는 영화 <새해전야>의 개봉을 기다린다. 본래 새벽이 오기 전이 가장 어두운 법이고 새해보다 새해'전야'가 더 설레고 기대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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