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5일 넷플릭스 공개 예정인 한국 최초의 우주 블록버스터 영화 <승리호>가 2월2일 온라인 제작보고회를 열었다. 마치 우주정거장을 연상케하는 무대를 위 <승리호>를 연출한 조성희 감독과 송중기, 김태리, 진선규, 유해진 배우가 올라와 영화에 관련된 여러 이야기를 전했다. <승리호>는 각자의 사연 가진 네 인물들이 우연히 대량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하며 위험한 거래에 뛰어드는 이야기다. 송중기는 네 명의 선원들에 대해 "오합지졸"이라고 말하며 "정의감 하나 없던 이들이 의도치 않게 특별한 사건을 겪으며 지구를 구하게 되는 SF 활극"이라고 말했다.
조성희 감독과 배우들은 <승리호>의 출항 과정을 전했다. 조성희 감독은 "우연히 우주 쓰레기에 대한 이야기를 친구로부터 듣고, 그때부터 아이디어를 조금씩 다듬어 시나리오를 썼다"고 말했다. 2012년 개봉한 <늑대소년>으로 조성희 감독과 호흡을 맞춘 바 있는 송중기는 "이미 <늑대소년> 촬영 때 감독님이 우주 영화를 준비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후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 이미 '하고 싶다'는 마음을 먹고 시나리오를 읽었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김태리는 "시나리오도 좋았으며 첫 미팅에서 여러 가지 그림들을 보여주셨다. 준비한 게 많이 보였고 감독님의 작품에 대한 애정에 신뢰감이 들었다"고 말했으며, 진선규는 "시나리오를 보고 결정했다. 미팅에서는 시나리오에서 보이지 않았던 부분들까지 디테일하게 준비해 놓으셔서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며 조성희 감독의 철저한 준비를 말했다. 네 배우 중 유일하게 로봇인 업동이 역을 맡아 모션캡쳐·목소리 연기를 펼친 유해진도 "시나리오는 참 재미있었는데 영상화에 대한 걱정이 들었다. 그런데 미팅 때 감독님이 업동이의 그림을 그리며 설명하는 모습에 이런 미술과 시나리오가 합쳐지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조성희 감독의 디테일한 준비를 설명했다.
이후에는 네 배우의 캐릭터 설명이 이어졌다. 송중기가 맡은 태호는 전직 군인으로 사람을 해칠 수도 있는 스스로의 직업에 회의를 느낀 후 군인직을 내려놓고 승리호에 탑승한 인물이다. 송중기는 "태호는 내면적으로 굉장히 순수했다.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는 자포자기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삶의 모든 걸 내려놓은 채 정체돼 있는 인물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크루들을 만나며 용기와 의지를 얻게 되는 인물이다"고 말했다. 또한 송중기는 우주를 배경으로 중력을 표현하는 것 등 어려웠던 상황을 말하며 "나 역시 태호처럼 촬영을 거듭하며 용기를 얻었다. 배우들끼리 진심이 통하니 자연스럽게 모든 게 잘 됐다. 행복했던 현장이었다"고 전했다.
김태리가 맡은 장 선장은 과거 악명 높은 해적단의 선장이었지만 신분을 바꾼 후 승리호의 선장으로 변모한 인물이다. 김태리는 "장 선장은 해적단이 몰살당하는 일련의 사건을 겪은 후 승리호를 꾸렸다. 마음속에 무언가를 품은 인물이다. 영화를 보면 아실 수 있을 것이다"라며 장 선장의 비화에 대한 힌트를 던졌다. 카리스마 넘치는 장 선장과 실제 모습의 싱크로율에 대한 질문에는 "실제 나와는 하나도 닮지 않았다. 나는 좀 어수선한데 장 선장은 카리스마가 있었다"고 말했다. 처음 시나리오를 접한 김태리는 "선장 캐릭터면 어깨도 벌어지고 보는 것만으로 카리스마가 넘치는 사람이어야 할 것 같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조성희 감독은 김태리에게 "전형성을 벗어나면 더 힘이 느껴진다"며 김태리를 북돋았다고 한다.
과거 갱단 두목이었지만 빈털터리가 된 채 승리호에 합류하게 된 기관사 타이거 박은 진선규가 연기했다. 그는 온몸에 문신을 휘두르고 늘 도끼를 지니고 다니는 타이거 박에 대해 "겉은 바삭하지만 속은 촉촉한 인물"이라며 전형적인 외강내유 캐릭터라 설명했다. "거친 모습으로 늘 고된 일을 하지만 아이들을 사랑하는 승리호의 살림꾼"이라고 전했다. 뒤이어 승리호 엔진실이 주 무대였던 그는 "실제 항구에 있는 배의 엔진실에서 촬영했다. 고온과 수증기 속에서 연기해야 됐는데 소리 때문에 잘 들리지가 않았다. '컷'소리가 안 들릴 정도여서 직감으로 연기해야 했다. 그것만큼은 제가 가장 힘들지 않았나 싶다"며 힘겨웠던 현장 비하인드를 밝히기도 했다. 또한 탄탄한 몸을 가진 캐릭터 위해 운동을 했던 진선규는 "부족할 줄 알았는데 화면에서 보니 괜찮더라. 만족감은 120%다"라며 뿌듯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군사용 로봇 업동이를 연기한 유해진은 "메탈(쇠)이지만 하트(마음)이 있다고 생각했다"라며 캐릭터에 감정을 불어넣는 과정을 전했다.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말한 그는 "인간적인 로봇이다. 말도 많고 귀여우며 꿈을 이루려는 욕망까지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션캡처 연기에 대해서는 "쉬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복잡하고 어려웠다. 센서를 부착하고 파란색 특수복을 입었으며 연기 전 거쳐야 하는 준비 과정이 복잡했다. 참고한 캐릭터 없이 그냥 부딪혀 봤다. 그게 항상 답이더라"고 말했다. 또한 "저뿐만 아니라 함께 작업한 스태프들도 고생이 많았다"며 업동이를 표현하기 위해 힘쓴 동료들에게 노고를 돌렸다.
'한국 최초의 우주 SF 블록버스터'라는 타이틀로 기대와 함께 부담을 함께 지게 된 <승리호>. 송중기는 이에 대해 "부담보다는 기대가 앞선다. 국가대표가 된 느낌이 있다"고 말했으며 진선규는 "운동선수로 비유하면 전국체전이나 월드컵 본선에 나가는 느낌이다"며 설레는 마음을 더했다. 김태리는 "할리우드 SF에 길들여져 있는 현재, 한국형 SF를 보여준 것 같다. <승리호> 이후의 한국 SF 영화가 기대되기도 한다. 저희가 힘을 합쳐 시작점에 선 듯하다"며 뿌듯함을 표했으며, 유해진은 "정말 근사하게 나와서 자부심도 생긴다"며 <승리호>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승리호>의 키를 쥐었던 조성희 감독은 "프리 프로덕션 과정에서 준비해야 할 것들이 정말 많았다. 저를 비롯해 모두의 상상력이 필요한 현장이었다"며 지금까지의 과정을 회상했다. 이어서 타 SF 영화의 차별점으로는 "우주 SF 영화에 한국 사람이 한국어로 말한 것"을 꼽으며 "위화감을 줄이려 많이 노력했으며 우주에서의 빛 표현에도 신경을 기울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