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영화 '타인의 친절' <언 애듀케이션>, <원 데이> 등으로 관객에게 인상을 남겨온 덴마크 출신 감독 로네 셰르피의 신작
2021-04-06
글 : 박정원 (영화평론가)

클라라(조 카잔)는 폭력을 휘두르는 남편으로부터 도망쳐 두 아들을 데리고 무작정 뉴욕으로 향한다. 언제 뒤쫓아올지 모르는 남편을 피해 뉴욕 뒷골목을 오가며 곤궁한 생활을 이어가던 클라라와 두 아들은 앨리스(앤드리아 라이즈버로)의 도움으로 하룻밤 거처를 얻는다. 간호사로 일하는 앨리스는 용서 모임과 무료 급식소를 운영하며 많은 이들에게 사랑의 손길을 건네는 헌신적인 인물이다.

클라라의 막내아들이 갑작스런 사고로 응급실에 실려가게 되고, 이대로 남편에게 아이들을 빼앗길 수 없다는 클라라의 호소에 앨리스는 고민에 빠진다. 한편 뉴욕 중심부에 위치한 러시아 식당의 매니저 마크(타하르 라힘)는 우연히 마주쳤던 클라라를 잊지 못하고, 이후 곤경에 처한 클라라를 물심양면으로 돕는다.

<타인의 친절>은 <언 애듀케이션>(2009), <원 데이>(2011) 등으로 관객에게 인상을 남겨온 덴마크 출신 감독 로네 셰르피의 신작이다. 수많은 이들이 무심히 스쳐 지나가는 대도시 뉴욕을 주 무대로 예상치 못한 호의와 친절이 만들어내는 따듯한 힘을 조명한다. 앨리스가 중심축이 되어 러시아 식당과 관련된 인물들이 위로와 격려를 나눈다. 도시의 단면을 희망적인 시선으로 들여다보려는 의도는 흥미로우나, 그에 걸맞지 않은 만듦새와 평이한 결말이 아쉬움을 남긴다. 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개막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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