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살 잭(잭 고트사겐)에겐 꿈이 있다. 지금은 양로원에서 노인들과 집단생활 중이지만 프로레슬러 데뷔를 소망한다. 10년도 더 지난 경기 비디오를 보며 영상 속 선수를 찾아 프로레슬링을 배우겠노라 다짐한다. 룸메이트의 도움으로 시설에서 탈출한 잭은 강가에 정박한 어느 통통배 안에 숨어든다. 선주 타일러(샤이아 러버프)는 보트를 몰다 잭을 발견하고 자초지종을 듣게 된다. 타일러는 잭의 소원을 이루기 위해 도움을 줄 것을 약속한다. 맨몸으로 세상에 뛰어든 잭과 과거의 방황에서 도피한 타일러의 동행이 시작된다.
<피넛 버터 팔콘>은 로드무비다. 영화는 아웃사이더 주인공이 목적지로 향하는 여정에서 자신의 꿈을 성취한다는 장르의 공식이 바탕을 이룬다. 다만 여타 미국 로드무비와 달리 미주 대륙의 광야를 자동차로 달리는 장면은 적다. 대신 완보와 뗏목 운전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 자율주행 시대의 뗏목 여행은 마크 트웨인 소설을 읽으며 느꼈던 감흥을 기억의 수납에서 꺼낸다.
컨트리 음악을 배경으로 윤슬 위에 살랑거리는 강바람이 소박한 모험의 낭만을 지핀다. 다운증후군 주인공이 자유주의 가치관을 체화해 탈시설에 도전하는 모습은 미국적 가치관을 표현하는 방식도 시대에 맞추어 다양해지고 있음을 입증한다. 제91회 미국비평가협회상 10대 독립영화상 수상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