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대웅전이 배우와 촬영팀의 땀과 열기로 가득하다. “이 영화는 조폭 이야기가 아니라 세상사는 이야기라”고 얘기하던 박철관 감독이 박신양에게 디렉팅 중이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여 2001년도에 개봉해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았던 영화 <달마야 놀자>의 현장 사진을 꺼내보았다.
그 해 8월의 한여름 더위가 맹위를 떨치던 김해의 은하사에는 대처에서 모인 각양각색의 중생들로 붐비고 있었다. 촬영중에 배우들과의 간단한 인터뷰를 겸한 공양 시간에 먹었던 슴슴한 비빔밥은 내가 맛 본 유일한 절밥이라 지금도 기억이 새롭다.
지금은 근사한 영화를 많이 만든 이준익 감독이 두 번째로 제작한 <달마야 놀자>는 그야말로 작품성과 흥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잡은 영화로 많은 이들이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우연히 산속 암자에 몸을 숨기게 된 조폭들과 스님들의 대결을 유쾌하게 그려냈는데 코미디 영화도 작품성이 있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영화이다.
조폭들을 기꺼이 거두어주고 그들에게 값진 깨달음을 얻게 해주는 큰스님의 한없는 자비가 우리에게 웃음 뒤의 감동을 준 게 아닌가싶다.
많은 이들의 마음에 아직도 남아있을 큰 스님의 명대사 “나도 밑빠진 너희들을 그냥 내 마음 속에 던졌을 뿐이야.” 기억이 난다.
더많은 곳에 부처님의 자비가 널리 퍼지기를 기원해본다.
스님팀과 조폭팀의 팀웍이 너무나 중요했던 영화 <달마야 놀자>는 개봉 당시 37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스님들이 단체관람도 하며 영화에 대한 사랑을 보여주기도 했다.
스님들을 도와주려는 갸륵한 마음으로 불상을 닦다가 본의 아니게 바닥에 떨어트리는 불상사가 벌어진 황망한 상황이다.
대웅전 바닥을 청소하다가 쿵 하고 불상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에 놀라서 쳐다보는 불곰(박상면) .
사찰의 스님들이 한자리에.. 좌로부터 주지스님(고 김인문)과 동자승(권오민),청명스님(정진영), 현각스님(이원종),대종스님(이문식), 명천스님(류승수)이다. 낮익은 배우들의 젊은 시절 모습이 반갑다.
주지스님역의 고 김인문 배우와 청명스님역의 정진영 배우는 실제로 은하사에서 숙식을하며 촬영을 하기도 했다.
아직 모든 게 어색하기만 한 조폭 일당들의 공양 장면. 동선을 맞춰보는 리허설 장면이라 아직 빈 그릇이다.
승복도 절도 이제는 너무나 편안한 홍경인과 박상면 배우가 촬영 중간에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자연스레 합장하는 자세로 누군가를 바라보는 박상면과 김수로 배우. 촬영 중에도 웃음이 끊이지 않았던 유쾌한 현장이었던 기억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