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 배우들이 한 자리에 모이자 장난스럽고 유쾌한 에너지가 부드럽게 공기중을 떠돈다. 영화 <새콤달콤>을 통해 일하느라 바쁜 동시대 청춘의 현실적인 연애담을 그려낸 배우 장기용, 채수빈, 정수정이 <씨네21>과의 만남을 가졌다. <새콤달콤>은 정규직이 간절한 대기업 파견직원 장혁(장기용)과 3교대로 근무하는 간호사 다은(채수빈)의 애정전선을 시험하며 이야기의 포문을 연다. 혁의 곁에 정규직을 놓고 그와 경쟁을 벌이는 라이벌 보영(정수정)이 나타나면서 긴장 관계가는 더욱 묘해진다.
배우 정수정은 영화 <애비규환>과 드라마 <써치>, 채수빈은 드라마 <반의반>, 장기용은 드라마 <본 어게인>과 <간 떨어지는 동거>로 지난해부터 바쁜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그 덕분일까, 일상에 치이느라 연애사를 돌보기 어려운 청춘을 연기하며 공감한 지점이 많다.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기로에 선 장혁을 연기하며 불안정한 상태가 주는 심리적 어려움을 이해했다”는 장기용, “바쁘게 살아가는 와중에 관심 가는 사람에게 표현도 하고 싶은” 마음에 쉽게 이입했다는 채수빈, “인물의 감정이 뭘까 연구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공감이 갈 수 밖에 없었다”는 정수정이 서로의 말에 자주 고개를 끄덕였다.
현장에서 즉흥적인 연기를 선보이도록 유도한 이계벽 감독의 지시에 따라 <새콤달콤>에는 그 나이대 청춘다운 세 배우의 자연스러운 얼굴들이 새겨져 있다. 장기용은 “어리광 피우는 거나 달달한 대사를 할 때 감독님께서 좀더 원래 내 목소리대로 해줬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면서 장혁 캐릭터에 묻어난 실제 모습이 많다고 고백했다. 장혁과 처음 만나는 장면을 촬영할 때 장기용과 실제로 처음 만났다는 정수정은 “별로 안 친했던 게 초반의 감정 연기에 도움이 됐다. 물론 촬영하면서 점점 친해졌다”고 답했다.
한편 다은과 보영은 극 중에서 마주치는 신이 전혀 없다. 채수빈과 정수정은 촬영 중 한번도 만난 적이 없는 상태로 영화가 완성된 후에 처음 만났다. 인터뷰 도중 정수정이 “우리 동갑이다!”라고 소개하자 채수빈은 “같이 작품을 하게 되면 정말 재밌을 것 같다”라고 화답을 보냈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청춘 연애의 곡선을 다양한 장르적 색채로 풀어내는 <새콤달콤>. 영화만큼 상큼한 장기용, 채수빈, 정수정의 대화는 <씨네21> 1309호 인터뷰에서 더 자세히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