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박지훈부터 옹성우까지, ‘연기돌’ 7인 분석
2021-06-22
글 : 임수연
사진 : 오계옥
사진 : 백종헌
임시완, 배수지, 도경수 다음은 누구?

아이돌 그룹을 1세대부터 4세대까지 구분하는 것처럼, ‘연기돌’도 어느덧 계보를 정리할 수 있을 만큼 좋은 활약을 보여주는 뉴페이스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이미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임시완, 배수지, 도경수 등의 뒤를 이어 청년기 특유의 매력으로 한국 영화와 드라마의 다양성을 책임질 든든한 유망주가 됐다. 특히 <연애혁명>의 박지훈, <경이로운 소문>의 김세정, <악마판사>의 진영, <첫사랑은 처음이라서>의 정채연, <어쩌다 발견한 하루>의 로운, <이태원 클라쓰>의 권나라, <인생은 아름다워>의 옹성우를 꼽아보는 것은 이들이 ‘아이돌 출신’이란 조건을 지워도 신인 배우로서 분명한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함께 작업했던 관계자들에게 차세대 ‘연기돌’ 7인이 가진 경쟁력을 물었다.

사진제공 마루기획

박지훈

누구?: 윙크 하나로 팬덤이 생긴 <프로듀스 101 시즌2> ‘윙긩’. 한동안 배우들이 영화 홍보 활동 중 거쳐야만 하는 관문이었던 “내 마음 속에 저장~♡”의 창시자

가수 활동을 모른다면: 카카오TV 창립작 <연애혁명>에서 ‘왕자’림을 열렬히 좋아했던 ‘공주’영. <멀리서 보면 푸른 봄>의 겉은 밝지만 속에선 온갖 감정이 요동치는 청춘 여준

<연애혁명> 이영석 카카오엔테테인먼트 카카오TV 드라마 CP가 말하는 박지훈

“박지훈이 중심을 잡아줘서 <연애혁명>이란 드라마가 진행될 수 있었다. 30회가 절대 작은 분량이 아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안 나오는 회차가 없었다. 같이 나온 배우들은 거의 신인이었는데 그들과 케미스트리를 만들어내고 분위기를 잡아 주더라. 아주 좋은 경험이었다. 신인 배우이지만 아역을 했던 경험이 있어서 카메라 위치를 생각한다든지 기술적으로도 준비된 친구였다. 공주영은 연기하기 굉장히 어려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자칫하면 오글거릴 수도 있다. 되게 순수하고 애교도 있고 매력적이어야 하는 캐릭터인데, 이런 인물을 과하지 않게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힘과 흡인력을 타고났다. 막판에 음악 활동 컴백 준비와 일정이 겹쳐서 매우 빠듯했던 것으로 아는데 그럼에도 그 많은 분량을 안정적으로 소화하더라. ‘연기돌’이라고 하지 않고 그냥 연기만 봤을 때도 앞으로 잘할 친구다. 지금도 많은 분들이 찾고 있어서 앞으로도 계속 사랑받을 배우다.”

사진 오계옥

김세정

누구?: 그냥 내일 데뷔해도 될 것 같았던 ‘처음부터 완성형’. <프로듀스 101>에서 수업을 따라오지 못하는 김소혜를 도와주며 더욱 화제가 됐던 그 소녀

가수 활동을 모른다면: <학교 2017> 주인공, “오빵 이러면 나 똑땅해~!” <경이로운 소문>의 무표정한 카운터 도하나

<경이로운 소문> 유선동 PD가 말하는 김세정

“김세정에겐 묘하게도 8,90년대 홍콩의 슈퍼스타, 이를 테면 임청하, 장만옥, 유덕화의 리즈 시절과 같은 매력이 있다. 그들처럼 연기는 물론 춤과 노래, 심지어 액션까지 잘 소화해내는 지점까지도 흡사하다. 이제 ‘아이돌 출신’이라는 수식어는 대중들에게 새로운 선입견을 주게 될 것이다. ‘연기력’은 기본으로 한 ‘전천후 토탈 아티스트’를 뜻하는 의미로서의. 김세정 역시 위에 언급한 레전드 스타들처럼 오랜 시간 남녀노소로부터 사랑받는 아티스트가 될 재목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현장에서는 연기력과 열정, 인성과 태도까지 모든 면에서 완벽했다. 도하나의 불행했던 가족사가 나온 장면은 굉장히 중요한 감정신이었는데 한 테이크만에 OK가 났다. 대단한 집중력을 가진 배우다.”

사진 오계옥

진영

누구?: 갓세븐의 진영이라서 ‘갓진영’. 전 소속사 대표였던 박진영과 동명이인. 예전엔 갓세븐 Jr

가수 활동을 모른다면: <화양연화 - 삶이 꽃이 되는 순간>의 유지태 아역, ‘작재’(작은 재현). 전소니와 함께 ‘작재작지’ 커플로 불렸던 그 대학생. 명필름랩 영화 <눈발>에서 아픈 성장을 하던 소년

<눈발> 심재명 명필름 대표가 말하는 진영

“<사랑하는 은동아>의 주진모 어린 시절을 연기할 때 알게 됐다. 그리고 실제로 만났는데 그 나이답지 않게 옛날 영화를 정말 많이 봤더라. 왕가위 영화를 좋아하고 책도 많이 읽는다. 되게 클래식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배우에 대한 꿈이 큰 친구다. 피지컬도 좋고 배우로서 외양이 굉장히 멋진데다 연기도 계속 늘고 있어서 좋은 스타배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사진제공 MBK엔터테인먼트

정채연

누구?: <프로듀스 101> 4회 <다시 만난 세계>의 엔딩 요정. 한번만 본 사람이 없다는 엔딩 움짤

가수 활동을 모른다면: <혼술남녀>의 “공부하러 노량진까지 왔으면 공부나 하시지?”. 넷플릭스 <첫사랑은 처음이라서> 두 남자 사이에서 연애 감정에 눈 뜨는 과정을 해사하게 보여줬던 주인공

<첫사랑은 처음이라서> 오진석 PD가 말하는 정채연

“힘든 아이돌 활동을 거쳐봤기 때문에 갖는 장점이 있다. 현장이 얼마나 힘들게 돌아가는지 잘 알고 물리적으로 힘든 지점이 있어도 철저히 내색하지 않는 프로다. 자기 통제력도 강하다. 어려울 수 있지만 쫄지 않는다. 가수 출신 연기자들은 의식을 하든 의식을 하지 않든 노래 한곡 안에서 감정을 다 뽑아내야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짧은 시간 안에 감정을 끌어올리는 훈련이 돼 있다. 그래서 정채연이란 배우도 전문적인 연기 훈련을 오래 받지 않았는데도 감정에 대한 디렉션을 빠르게 소화해냈다. 특히 <첫사랑은 처음이라서> 시즌1 후반부에 한강 다리 위에서 엄마와의 감정신이 상당히 어려웠는데, 오랜 시간 끝에 결국 소화해냈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묘하게 동양적인 느낌이 있는 배우라 곧 방영되는 사극 드라마에서도 기대가 된다.”

사진 오계옥

로운

누구?: SF9 키 크고 잘생긴 센터. 파란 니트 영상 걔

가수 활동을 모른다면: <어쩌다 발견한 하루>에서 김혜윤 옆에 딱 붙어 있던 대형견 하루. <여우각시별>에서 채수빈을 짝사랑하던 남사친

<어쩌다 발견한 하루> 김상협 PD가 말하는 로운

“처음 오디션을 봤을 때 눈이 되게 매력적이고 좋았다. 소년 같은 순수한 느낌이 있으면서 남자다운 거친 외향도 갖고 있는? 그런데 그 안에 수줍음도 많았다. 이 친구가 갖고 있는 입체적인 양면성이 하루 캐릭터와 잘 어울려서 되게 신비롭게 작품을 했던 기억이 난다. 드라마 후반부에 그 세계를 떠나기 위해 하루가 희생하는 신이 있다. 자기 실존에 대해 고민하면서 오열하는 감정을 소화해냈을 때가 생각난다. 배우로서 많이 성숙해진 계기 아니었을까. 개인적으로 로운이는 사석에서 굉장히 개구쟁이 같으면서 자기가 망가져서 타인도 편안하게 해주는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 친구가 앞으로 맡을 드라마에서 그런 개성이 묻어날 만한 역할을 한다면, 자기다운 매력을 보여주며 한층 더 발돋움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사진 백종헌

권나라

누구?: 헬로비너스 시절 “황금비율” 담당, 통신사를 시작으로 광고를 휩쓸던 유망주

가수 활동을 모른다면: <이태원 클라쓰> 박새로이의 첫사랑, <암행어사: 조선비밀수사단>에서 기녀로 위장한 조선시대 최고 스파이

<소녀의 세계> 안정민 감독이 말하는 권나라

“동성 간에 좋아하는 감정이 생길 수 있다고 보여주는 <소녀의 세계>를 제안했을 때 아무런 반감이 없었다. 오히려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열려 있었다. 헬로비너스 활동이 거의 끝나갈 무렵 함께 작업했는데, 지방에서 행사를 하고 온다거나 하면 참 힘들었을 텐데도 나라는 늘 밝았다. 어둡고 지친 모습을 일부러 보여주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워낙 타고난 에너지가 좋아 보였다. 새벽까지 시나리오 보고, 지문과 대사를 이해하기 위해 수험생처럼 형광펜으로 밑줄 그어가며 보고, 카카오톡으로 사진을 보내서 질문하고, 그 없는 시간에도 짬을 내서 시나리오 분석을 열심히 했다. 권나라 씨를 처음 봤을 때부터 이 친구는 앞으로 굉장히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얼굴을 가졌다고 생각했다. 워낙 이목구비도 시원시원하고. 그래서 무술을 제대로 배워서 마블 영화나 판빙빙이 보여주는 액션을 해보라고 얘기한 적도 있다. 그런데 아직 한국에는 이런 역할이 별로 없다. 권나라에겐 한국이란 나라가 너무 좁다. (웃음)”

사진제공 판타지오

옹성우

누구?: <프로듀스 101 시즌2> 등장하자마자 네티즌들에게 “배우 얼굴”이란 소리를 들었던, 전국에 723명 정도 있다는 옥천 옹씨

가수 활동을 모른다면: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염정아의 과거 첫사랑 역할에 이어 <정가네 목장>(가제)까지 캐스팅된, 충무로의 차기작 부자

<인생은 아름다워> 박은경 더 램프 대표가 말하는 옹성우

“사실 <프로듀스 101 시즌2>를 적극적으로 보지 않았다. 드라마 <열여덟의 순간>을 보고 연기를 너무 잘해서 처음부터 배우로 생각했고, 나중에 이 친구에 대해 검색하다가 <프로듀스 101 시즌2>를 알게 됐다. 서바이벌 방송이 이 배우가 세상에 나오는데 영향을 미친 것은 맞지만 결국 연기를 할 친구였다고 본다. 연기도 잘하지만 기본적으로 좋은 태도와 인성과 감성을 갖고 있어서 굉장히 큰 발전 가능성이 있다. 뮤지컬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현장에서도 너무 잘했다. 신인으로서 어려움이 있을 수 있는데 촬영 첫날부터 원래 그 역할인양 너무 잘해줬고, 테이크도 많이 가지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연기는 물론 노래도 잘하고 춤도 잘추지 않나. 기본적으로 노래와 춤도 일종의 감정을 표현하는 거니까 다 연결되는 것 같다. 모든 재능을 다 갖고 있고 또 모두가 같이 작업하고 싶어 하는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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