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뉴스]
봉준호의 개막 선언, 심사위원 송강호의 말… 칸국제영화제 기자회견 개최
2021-07-07
글 : 김성훈
제74회 칸국제영화제 7월6일 개막, 심사위원들의 말말말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단

“뤼미에르 형제의 영화에서 기차가 달린 뒤로 수백년 동안 이 지구상에서 영화는, 시네마는 단 한 번도 멈춘 적이 없다고 생각한다.”(봉준호 감독) 7월6일(현지시각) 열린 개막식에 등장한 봉준호 감독의 개막 선언으로 제74회 칸국제영화제가 11일 간의 대장정에 올랐다. 개막식이 열리기 전에 팔레 데 페스티벌에서 올해 황금종려상의 향방을 가늠하는 경쟁부문 심사위원 기자회견이 열렸다. 스파이크 리 심사위원장을 포함해 배우 매기 질런홀, 멜라니 로랑, 송강호, 타하르 라힘, 싱어 송 라이터 밀레느 파머, 예시카 하우스너 감독, 마티 디옵 감독, 클레베르 멘돈사 필류 감독 등 총 9명이 참석했다. 이중에서 여성이 절반 이상인 다섯 명으로, 여성 심사위원의 선택이 그 어느 때보다 수상작의 향방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간 인상적인 말들을 따로 모았다.

스파이크 리 감독

“장편 데뷔작인 <그녀는 그것을 좋아해>(1986)가 칸 국제영화제에서 첫 상영된 뒤로 거의 매년 칸을 찾고 있다. 칸하면 가장 떠오르는 기억은 영화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 뉴욕 닉스가 잘했던 1990년대, 뉴욕 닉스가 NBA 결승전에 진출했고, 그 시합을 보기 위해 니스에서 뉴욕으로 급하게 날아갔지만 닉스가 졌던 기억이 가장 많이 난다. (웃음) (최근 미국사회에서 자행되고 있는 흑인에 대한 차별과 폭력 행위를 언급하며) 형제 에릭 가너(지난 2014년 뉴욕 경찰이 목졸라 숨진 아프리카계 미국인)와 조지 플로이드(지난 2020년 미국에서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사망한 흑인 남성)를 떠올리면 전작 <똑바로 살아라>(1989)에서 경찰에 살해당하는 캐릭터인 라디오 라힘이 연상된다. f****년 뒤에는 흑인이 동물처럼 사냥당하는 것을 멈추길 바랄 뿐이다.”

배우 송강호

“펜데믹이 너무 위협적이어서 칸국제영화제가 올해도 열리지 못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우선 들었다. 하지만 이렇게 기적과 같이 여러분들께 인사드리게 돼 영광스럽고 기쁘게 생각한다.”

배우 매기 질런홀

“영화는 본질적으로 정치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마음과 마음을 듣고 영화를 만들면 그 영화는 정말로 정치적으로 될 것이다. 절반 이상인 여성 심사위원들이 다른 영화를 선택할 수 있다. 남성적인 문화 안에서 남성과 여성이 영화를 다르게 만들고, 이야기를 다르게 풀어나간다. 남성과 여성은 소설과 가사도 다르게 쓴다. 새로운 구성과 시선이 어떤 결과와 차이를 가져올지 궁금하다.”

예시카 하우스너 감독

“(예년에 비해 칸에 초청된 여성 감독의 숫자는 증가했지만 경쟁부문 상영작 24편 중에서 여성 감독이 연출한 영화가 불과 4편 뿐이라는 사실을 언급하며) 이것은 칸이 좀 더 일찍 변화에 대해 준비해야 한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매기의 발언에 대해 모두 동의한다. 1950년대 여성 버스 운전사가 처음 등장했을 때 일부 승객이 무섭다며 하차한 일화도 떠오른다. 70년도 지난 일이지만 여전히 우리 머릿 속에는 버스 승객들이 가졌던 두려움이 남아있다. 여성에 대한 편견이 점점 사라지기를 바란다.”

클레베르 멘돈사 필류 감독

“코로나19 때문에 브라질에서 50만여명의 사람들이 죽었다. 정부가 좀 더 강력하게 대응했더라면 수천명을 살아남을 수 있었다. 전세계의 일부 극장이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위기를 겪고 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국가가 운영하는 시네마테크를 영업을 중단하게 했고, 그로 인해 극장 직원들이 해고됐다. 이것은 명백히 영화와 문화를 경멸하는 행위다.”

마티 디옵 감독

“우리가 살아 생전에 더이상 ‘감독’이라는 호칭 앞에 ‘여성’이라는 단어를 둘 필요가 없는 무대에 설 수 있을지 모르겠다.”

배우 멜라니 로랑

“나의 꿈은 올해 칸이 여성에 대한 토론이 있는 첫 번째이자 마지막 축제가 되는 것이다.”

사진제공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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