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블랙 위도우' 각본가 에릭 피어슨, 스토리와 캐릭터가 드러나는 액션 시퀀스를 중심에
2021-07-22
글 : 안현진 (LA 통신원)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와 <어벤져스: 인피니트 워> 사이 ‘블랙 위도우’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궁극적으로는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대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할 만큼 나타샤 로마노프(스칼렛 요한슨)를 변화시킨 엄청난 사건이 있었을 거라고 짐작하고 이야기를 쌓아올린 <블랙 위도우>의 각본가 에릭 피어슨과 온라인으로 만나 인터뷰했다. 피어슨에 따르면, <블랙 위도우>는 “나타샤 로마노프라는 수수께끼를 푸는 감정적인 여정”이다.

-스토리텔러로서 나타샤 로마노프라는 캐릭터의 어떤 면에 끌렸나.

=나타샤 로마노프는 치명적일 정도로 미스터리하다. 내가 나타샤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녀만의 방식이 있고 그것에 책임을 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나타샤는 알렉세이(데이비드 하버), 옐레나(플로렌스 퓨), 멜리나(레이철 바이스)로 인한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한다. 그러면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쌓아올린 방어벽이 무너진다.

-영화에서 보여주고 싶은 가족은 어떤 가족이었나.

=이들은 서로 사랑하는 척해야 하는 가짜 가족이었다. 나타샤는 이로 인해 상처받지 않은 척하지만 마음먹은 것처럼 되지 않는다. 그런데 옐레나가 자신에게는 진짜 가족이었다고 분명히 이야기해준다. 여기서 나타샤가 그동안 자신의 트라우마를 감추기 위해 스스로 거짓말을 해왔다는 걸 알기를 바랐다. 비록 임무였지만 이들은 가족이었던 시간이 각자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만큼 좋은 사람들이다.

-<블랙 위도우>는 남성이 주인공이었던 <어벤져스> 시리즈와는 접근이 달랐을 것 같다.

=물론이다. 레드룸의 악행에서 비롯되는 이야기가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해 많은 논의가 있었다. 어린 소녀들이 남자로 대표되는 조직으로 인해 마주하는 부당함이 보여주는 큰 그림을 엔터테인먼트적 요소가 강한 영화에서 보여주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모호하기보다 현실을 반영하는 영화가 되길 바랐다.

-레드룸이라는 조직을 묘사하는 데 참고한 역사적인 사실이나 실존했던 기관이 있나.

=아니다. 레드룸은 상상의 산물이다. 하이드라가 코믹스마다 조금씩 다르게 묘사되듯 레드룸도 악을 상징하는 조직으로 달라져왔다.

-스칼렛 요한슨은 한 인터뷰에서 모든 액션이 나타샤의 심리 상태를 반영하고 있다고 했다.

=각본가로서 액션 시퀀스를 작업할 때, 캐릭터들이 어떤 상황에 있으며 타임라인의 어디에 있는지를 항상 생각한다. 예를 들어 나타샤와 옐레나가 성인이 되어 처음 만난 장면에서 그들은 서로에게 총구를 겨누지만 쏘고 싶은 마음이 없다. 하지만 한번씩 움직일 때마다 점점 화가 나고 폭력의 강도가 올라간다. 스토리와 캐릭터가 드러날 수 있는 액션 시퀀스를 만드는 것이 나에게는 중요했다.

-앞으로 옐레나를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볼 수 있나.

=하하하, 잘못 물어봤다. 나는 모두를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다. 옐레나로 한정할 게 아니라 레드 가디언의 탄생, 멜리나의 어린 시절, 나타샤와 릭 메이슨(O.T. 패그벤레이)이 어떻게 만나게 됐는지도 영화로 보고 싶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장점이다.

사진제공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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