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리뷰] '포이즌 로즈' 딸의 누명을 벗겨내기 위해 퍼즐을 풀어내는 사립탐정
2021-07-23
글 : 김성찬 (영화평론가)

한때 전도유망한 풋볼 선수였던 카슨(존 트래볼타)은 사립탐정이 되었다. 스스로 예쁜 여자와 슬픈 얘기가 약점이라고 말하는 그는 요양원에 있는 이모를 찾아달라는 매혹적인 여성의 슬픈 사연에 이끌려 오랜만에 고향 텍사스로 향한다.

거기엔 왕년에 알고 지냈던 막강한 권력의 사업가 닥(모건 프리먼), 최고의 쿼터백으로 그를 기억하지만 요양원 환자의 면회를 허락하지 않는 의사 미첼, 그리고 지난날 연인이었던 제인(팜커 얀선)과 그녀의 딸 베키(엘라 블루 트래볼타)가 있다. 사건은 베키의 남편이자 현역 풋볼 선수인 해피가 경기 도중 입은 부상이 아니라 중독 사고로 사망에 이르게 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시작된다.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베키가 지목되고 제인은 카슨에게 딸의 누명을 벗겨달라며 사건을 의뢰한다.

<포이즌 로즈>는 죽음을 둘러싼 퍼즐을 풀어내는 탐정물의 차가운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그 아래엔 연정과 가족애라는 따뜻한 이야기가 흐른다. 그런 탓인지 탐정으로 분한 존 트래볼타는 우리에게 익숙한 냉혈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악당이 아니라 수더분한 중년 아저씨에 가까운 모습이다. 다만 이야기의 긴장감이나 총기 액션의 활력도 소박한 수준에 그친다. 조연으로 팜커 얀선, 브렌던 프레이저, 로버트 패트릭 등 걸출한 배우들이 등장하지만 앙상블은 기대에 못 미치며, 개별 캐릭터도 관습적 면모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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