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남자들이 가득한 지옥에서 제 발로 살아 돌아오려는 여자들의 액션영화 <건파우더 밀크셰이크>는 달고 톡 쏘는 맛으로 순간의 즐거움에 집중하는 여름철 탄산음료 같은 영화다. 이름 없는 범죄 조직 ‘회사’의 엘리트 암살자였던 스칼렛(레나 헤디)이 돌연 사라진 뒤, 홀로 남은 그의 딸 샘(캐런 길런)은 12살에 킬러 교육과정에 입문한다.
15년이 흘러 냉정하고 효율적인 암살자로 성장한 샘이 조직의 이면을 엿보고 8살 소녀 에밀리(클로이 콜먼)를 보호하는 상황에 처하면서 국면은 빠르게 전환된다. 샘, 그리고 엄마의 동료들인 플로렌스(양자경), 안나(앤절라 배싯), 마들렌(칼라 구지노)이 합심해 정서적으로는 끈끈하고 육체적으로는 호쾌한 여성 군단의 액션을 선보이는 과정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다.
네온 컬러를 과감하게 사용해 판타지적 요소를 가미한 미장센과 롱테이크로 촬영된 리드미컬한 액션이 러닝타임을 기분 좋게 채운다. 다소 밋밋한 캐릭터에 반응이 엇갈리지만 액션 스릴러와 모녀 드라마의 현실적인 결합, 액션의 스펙터클만큼은 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