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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드라마 '마녀식당으로 오세요', 마녀와 거래할 준비 됐나요?
2021-07-30
글 : 유선주 (칼럼니스트)

양육자의 반응과 기분을 살피며 불안에 사로잡히던 어린 시절. 숨통을 틔운 이야기들은 부모가 아이를 팔 수도, 버릴 수도 있다는 걸 알려준 동화들이었다. <라푼젤>은 마녀의 밭에서 푸성귀를 훔쳐 먹다가 태어날 아이를 넘기는 이야기. <헨젤과 그레텔>은 부모가 버린 남매가 도착한 곳이 마녀의 과자 집이다. 사랑하고 사랑받아야 한다 여겼던 압도적인 존재에 실금이 가고 그 틈으로 다른 부모, 남의 부모, 부모 이외의 존재를 상상하고 부모를 잊은 모험으로 세계를 넓히는 일이 가능해졌다. 불효자식이 된 기분이 스치지만 별스러울 것 없는 성장 과정이며 누구나 부모의 불완전함을 인식하는 시기가 있다.

“신이 모든 곳에 있을 수 없어서 엄마를 만들었다고들 하지. (중략) 그런데 그것만으론 모두가 해피엔딩이 될 만큼 세상이 순진하지는 않잖아. 그러니까 우리 같은 마녀가 필요한 거야. 소원과 대가를 바꾸는 일종의 공정무역이랄까.”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티빙 웹드라마 <마녀식당으로 오세요>에서 마녀 조희라(송지효)가 한 말이다. 신이 돌보지 못하는 자리를 지상의 엄마가 채운다면 극중 마녀는 엄마의 무엇을 보완하는 걸까? 울고 보채는 아이를 달래는 엄마의 약속은 다 지켜지지 못하고, 마녀는 약속을 지키는 대신 대가를 받아간다. 그 자신조차 예외로 둘 수 없는 일관성을 지키는 것이 마녀의 규칙이고 질문은 이어진다.

마녀는 완벽하고 충분할까? 마녀의 한계, 그 자신의 해피엔딩을 구하는 이야기의 답은 희라와 유사 모녀관계를 형성하는 종업원 정진(남지현)의 몫일 것이다. 마녀가 만든 음식을 먹으면 소원은 이루어지고 대가는 예외 없이 회수된다는 엄중한 규칙 앞에서 진은 계약이 정말 공정한지 다시 묻는다. 취업이 소원인 사람의 팔 한쪽을 가져가겠다는 희라를 설득해 손가락 두개로 합의를 보는 상황은 극 안의 그로테스크한 계약을 확장해 내 인생은 무엇까지 대가로 치를 수 있을까 가늠하는 상상으로 뻗어간다. 손톱? 머리카락? 마녀 이야기에서 최고로 좋아하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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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루랄라 전당포>

웨이브

경기도 어딘가, 네온사인이 반짝이는 ‘룰루랄라 전당포’는 인생 막장들이 마지막으로 자기 감정을 맡기고 돈을 빌려가는 곳이다. 우연히 이곳을 알게 된 세 젊은이가 성격 개조를 결심하고 찾아오자 전당포 노부부는 친절하게 조언한다. “가장 쓸모없다고 생각하는 감정, 없어도 버틸 만한 걸 맡겨. 계약 기간은 1년, 이자는 12.5%.” 각 10분짜리 7부작 웹드라마로 미술과 소품 작업에 신경을 많이 써서 눈도 즐겁다.

<헤븐?~고락 레스토랑>

도라마코리아, 왓챠, 웨이브

개성 강한 여성 오너가 운영하는 묘한 식당에서 펼쳐지는, 종업원과 손님들간의 소소한 미스터리를 좋아한다면 2000년대 초반 출간된 사사키 노리코의 원작을 2019년에 깜짝 드라마화한 <헤븐?~고락 레스토랑>이 있다. 저렇게 해서 장사가 될까 싶은 마이페이스 운영방식, 화려한 의상을 즐기는 공통점을 가진 마녀 조희라와 미스터리 소설가이자 프렌치 레스토랑 오너 쿠로스 카나코(이시하라 사토미)가 한 테이블에서 만나는 장면을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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