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와 더불어 미국에서 영화관이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주 LA카운티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을 이유로 백신 접종자들도 실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조항을 지난 7월 17일부터 재개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질병관리국이 미국 전역에서 마스크 착용 조항을 거둔 6월 15일로부터 한달 만이다. 마스크 착용 조항이 사라진 첫주에 개봉한 <블랙 위도우>는 8036만달러의 성적을 거두며 팬데믹 이전의 활기를 되찾은 듯 보였으나, 그 뒤 박스오피스 상황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 저조한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산업 전반의 회복을 간절하게 바라는 할리우드는 지난 3월부터 1년 이상 개봉을 미뤄둔 기대작들을 한편씩 극장과 스트리밍 플랫폼 등을 통해 공개하고 있다. 그런데 <콰이어트 플레이스2>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블랙 위도우> 등 텐트폴들이 개봉하는 주에만 반짝 반등할 뿐이고, 그다음주가 되면 전주 대비 20% 이상의 하락폭을 보이는 등 박스오피스 성적은 매주 크게 오르내리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에서만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천명을 넘어선 7월 23일, 주말 박스오피스 1위는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올드>였다. 1650만달러로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한 <올드>는 해변으로 휴가를 떠난 가족이 알 수 없는 이유로 30분마다 1년씩 늙어가는 미스터리 스릴러로, 가엘 가르시엘 베르날, 비키 크립스가 출연했다.
<올드>의 뒤를 이은 영화는 <G. I. 조> 프랜차이즈의 스핀오프 <스네이크 아이즈>다.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의 헨리 골딩이 외로운 파이터 ‘스네이크 아이즈’를 연기한 액션 스릴러로 제작비 8800만달러에 크게 못 미치는 1330만달러로 데뷔했다. <버라이어티>의 계산에 따르면, <스네이크 아이즈>가 손익분기점을 넘기 위해서는 미국 외 해외 시장에서 앞으로 1억7500만달러의 수익을 올려야 한다. 반면 <올드>는 샤말란 감독이 개인적으로 투자한 영화라 손익분기점에 대한 압박이 크지 않다고 <버라이어티>는 전했다.
<할리우드 리포터> <버라이어티>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문 미디어들은 극장과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동시개봉하거나 극장 윈도를 단축시키는 등 다양한 하이브리드 개봉 전략이 도입된 과도기적 상황에서, 영화관에서만 볼 수 있는 <올드>를 선택한 관객이 조금 더 많았을 거라는 분석을 덧붙였다. <올드>와 <스네이크 아이즈>는 지난 주말 기준 극장에서만 볼 수 있었던 반면 <스페이스 잼>은 HBO맥스에서, <블랙 위도우>는 디즈니+에서 스트리밍으로도 관람할 수 있었다. <스네이크 아이즈>는 개봉 뒤 45일이 지나면 파라마운트+에서 스트리밍으로 관람이 가능하며, <올드>는 전통적인 극장 윈도 75일을 지켜 홈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서비스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