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개봉을 미뤘던 주요 블록버스터들이 줄줄이 극장행을 선택하면서, 영국 극장가에도 청색 신호등이 켜졌다. 모든 봉쇄령이 해제된 7월 19일 이후 극장을 찾은 관객 숫자는 계속 늘었는데,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와 <정글 크루즈> 등이 개봉한 8월 초 극장을 찾은 관객수는 첫 봉쇄령이 내려졌던 2020년 2월의 80% 수준까지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 영화관 운영사인 AMC가 소유한 오데온극장측은 “8월 초 극장을 찾은 관객의 3분의 1이 가족 관객이었으며, 전체 관객수로는 지난 5월 극장을 재개관한 이래 최고였다”고 밝혔다. 영국에서 세 번째로 큰 극장 체인인 Vue의 CEO 팀 리처드도 일간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른 회복세”라고 전했다.
장기간 이어진 봉쇄령으로 영화를 소비하는 방식이 극장 관람에서 홈 스트리밍으로 바뀔 것이라는 우려 역시 다소 사라진 분위기다. 영국영화협회 최고 경영자인 필 클랩은 “코로나19 유행 기간 중 조사에 의하면 스트리밍 서비스의 가장 열광적인 소비자는 실제로 대형 스크린에서 영화를 볼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말한 이들이기도 하다”라며 “영화관의 매력은 결코 약해지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눈에 띄는 기대작이 많이 개봉하지 않은 8월 셋째 주 박스오피스가 5월 재개관 이래 최저 수준으로 다시 떨어진 것을 두고, 인기 개봉작에 기댄 일시적 흥행이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일간지 <이브닝 스탠더드>는 <007 노 타임 투 다이>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등의 개봉이 예정된 9, 10월에야 박스오피스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영국 극장가는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중 꽤 오래 문을 닫으면서 지난해에는 역대 최저 관객수를 기록한 바 있다. 영국의 최대 극장 체인인 시네월드는 지난해 약 21억7천만파운드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은 기술 조사 업체인 옴디아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2023년까지 영국의 연간 박스오피스 규모가 2019년의 12억5천만파운드에 이르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