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파리] 프랑스 극장에서 영화 보려면 ‘코로나 패스’ 제시하라?
2021-08-30
글 : 최현정 (파리 통신원)
프랑스, 코로나 보건 패스 의무화로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티탄> 등 관객 급감
극장가 침체로 개봉을 연기한 <에펠>.

코로나19 이후 프랑스 극장들은 장장 300일간이나 문을 닫아야 했다. 지난 5월 19일 우여곡절 끝에 재개관한 극장가는 6월 30일 전후로 활기를 되찾았고, 7월로 연기되어 치러진 칸국제영화제도 큰 사고 없이 막을 내렸다. 영화 관계자들은 단 한번도 극장이 코로나19의 감염 경로가 된 적이 없다는 사실을 강조했고, 이로써 극장가 수난기는 일단락됐으리라 믿었다.

하지만 7월 21일부터 영화관 출입 시 ‘코로나 보건 패스’ 제시가 의무화되면서 극장가는 다시 한번 초유의 사태를 겪게 되었다. 프랑스 코로나 보건 패스는 2차 백신 접종을 마쳤거나, 코로나19를 앓았다 회복했다는 증명서, 또는 72시간 이내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검사 결과 확인서를 포함한다. 이 조치가 시행되면서 7월 21~28일 극장 관객수는 전주인 7월 14~21일과 비교해 42.4% 하락했는데, 이는 2019년 같은 시기와 비교해 56%나 떨어진 수치다.

매서운 타격은 상업영화와 예술영화를 가리지 않았다. 저스틴 린 감독의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는 전주와 비교해 80%의 관객을 잃었고, 올해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티탄>은 수상 이후 20% 정도 관객이 늘어날 것이라 예상했지만 되레 35% 정도 하락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배급사들은 하나둘 개봉을 미루기 시작했는데, 이중에는 마틴 부르불롱 감독의 <에펠>도 있다. 이 작품은 1889년 파리만국박람회 당시 에펠탑을 설계한 구스타브 에펠(로망 뒤리스)과 이 프로젝트에 예술적 영감을 준 그의 연인 아드리엔 부르헤스(에마 매키)의 관계를 다루는 초대형 시대극으로, 올해 프랑스영화계의 최고 야심작으로 거론되었다. <에펠>의 개봉은 8월 25일이었지만 10월 13일로 미루어졌다. 이외에 1, 2편 개봉 시 각각 1200만명, 700만명에 가까운 관객몰이를 한 프랑스 코미디 시리즈 <What Have We All Done to the Good Lord? 3>는 10월 13일에서 2022년 2월 2일로 개봉을 미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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