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이독자에게]
[장영엽 편집장] 우리 각자의 추석
2021-09-10
글 : 장영엽 (편집장)

최근 기자들과 주말 근황을 공유할 때마다 겹치는 일상이 드물다는 사실에 놀라곤 한다. 누군가는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누군가는 웹툰을 보고 또 다른 누군가는 OTT 시리즈를 몰아 본다. 연애 예능 프로그램과 팟캐스트, 유튜브 콘텐츠와 독서까지, 10명이 채 안되는 기자들 사이에서도 소비하는 콘텐츠의 스펙트럼이 이렇게 다양할 정도니 관객과 독자의 취향은 얼마나 파편화되었을지 새삼 곱씹게 된다. 더불어 선택할 수 있는 콘텐츠의 폭이 넓어질수록, 스스로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싶은지 깨닫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생각하게 된다. 자신의 취향에 대한 자각이 없다면,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구독 버튼을 누르기도 전에 길을 잃고 말 테니까.

비슷한 맥락에서 이번 추석 연휴를 보내는 독자 여러분의 모습도 각양각색일 거라 생각한다. <기적>과 <보이스>를 보기 위해 극장으로 향하는 분도 있을 테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공개를 기다리는 분도 있을 것이다. 요즘 장안의 화제인 <환승연애> <체인지 데이즈> 등의 연애 예능 프로그램을 정주행하는 독자, 한가위를 맞아 독서에 몰입하기 위해 추천 목록을 검색하는 독자 또한 있으리라 짐작한다. 이번 추석 합본 특대호는 이처럼 연휴를 보내는 독자 여러분의 모습을 상상하며 만들었다. 이번호에 소개한 다양한 기사들 중 어떤 기사가 독자 여러분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사뭇 궁금하다. 편집부에 소감을 전달하고 싶은 독자라면 명절 연휴 가벼운 마음으로 독자 이벤트에 응모해주시길 바란다. 독자 이벤트는 이메일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양방향으로 진행된다.

오랜만에 <씨네21> 지면을 찾은 반가운 두명의 특별 게스트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싶다. 박찬욱 감독과 이명세 감독이다. 10월 1일 부산 국제갤러리에서 첫 개인 사진전 <너의 표정>을 여는 사진작가로 김혜리 편집위원과 만난 박찬욱 감독은 감독, 제작자, 사진가로서의 분주한 근황에 대해 공유해주었고, 오랫동안 가슴에 품고 살아온 시나리오 <아버지가 사라졌다>를 VR로 구현하는 <미싱픽쳐스: 아버지가 사라졌다>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이명세 감독은 볼류메트릭 캡처라는 신기술에 도전하는 소감을 나눴다. 두 감독과의 만남은 애호가 창작에 미치는 긍정의 영향을 생각하게 한다. <씨네21>이 준비한 다양한 기사들이 독자 여러분의 한가위를 조금 더 즐겁게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관련 영화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