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부산국제영화제]
BIFF #2호 [프리뷰] 박정민, 손석구, 최희서, 이제훈 감독, '언프레임드'
2021-10-07
글 : 송경원

<언프레임드> Unframed

박정민, 손석구, 최희서, 이제훈/한국/2021년/130분/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언프레임드>는 이제훈 배우가 김유경 대표, 양경모 감독과 함께 설립한 제작사 하드컷 제작의 왓챠 오리지널 프로젝트다. 박정민, 손석구, 최희서, 이제훈 네 명의 배우가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한 단편 영화 4편을 묶었다. 관통하는 주제를 공유하는 여타 옴니버스 단편과 달리 <언프레임드>는 연출자의 개성과 비전을 최대한 살려 각기 다른 색깔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박정민 감독의 <반장선거>는 초등학교 반장선거를 둘러싼 에피소드를 다룬다. 두 파벌이 대립하는 가운데 조용하고 소심한 남학생 한 명이 부정선거에 연루되면서 묘한 상황이 벌어진다. 범죄영화처럼 흥미진진한 전개 뒤로 아이들의 세계에 대한 서늘한 진실을 포착한다.

최희서 감독의 <반디>는 엄마와 함께 사는 소녀 반디의 일상을 가만히 관찰한다. 아버지 없는 소녀 반디는 가끔 우울해보지만 엄마와 할머니의 배려 속에서 슬픔을 떠나보내는 법을 배운다. 떠난 사람의 빈자리까지 보듬는, 따뜻하고 사려 깊은 시선이 돋보인다. 손석구 감독의 <재방송>은 딸을 잃은 이모와 취업을 못하고 있는 조카의 짧은 동행을 통해 위로의 시간을 전한다. 티격 대면서도 은근히 상대를 챙기는 방식을 과장 없이 담아냈다. 이재훈 감독의 <블루해피니스>는 취업준비생이 주식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담았다. 불투명한 미래 앞에 휘둘리는 청춘들의 불안을 섬세하게 담아내는 가운데 짜임새 있는 전개로 공감을 이끌어낸다. <언프레임드>란 제목 그대로 틀에 갇히지 않은 개성이 돋보이는 완성도 높은 단편영화들이다.

관련 영화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