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부산국제영화제]
BIFF #3호 [프리뷰] 홍준표 감독, '태일이'
2021-10-08
글 : 송경원

<태일이> Chun Tae-il

홍준표/한국/2021년/100분/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며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세상을 꿈꿨던 전태일 열사의 삶을 다룬 애니메이션이다. 한국 노동운동의 한 획을 그은 혁명적인 인물로서의 일면보다 우리 곁에서 찾아볼 수 있는 평범한 모습에 집중한다. 가난한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난 전태일은 집안을 책임져야 하는 삶의 무게에도 주변 배고픈 여공들에게 풀빵을 사다주는 상냥함을 잃지 않는다.

평화시장의 열악한 노동환경에 시달리는 동료들을 격려하는, 그저 친절한 청년에 불과한 전태일을 특별하게 만드는 건 그가 어떤 상황에서도 상식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엄혹한 시대에 굴하지 않고 바른 소리를 내는데 주저하지 않는 태도는 청년 전태일을 노동운동의 한 가운데로 데려간다. 시위의 불씨를 당기기 전까지 노동자 전태일이 겪어야 했던 고난과 아픔을 세밀하게 그린, 역설적이기에 아름다운 작품이다. 메시지에 잠식되지 않고 인간다움이 무엇인지를 환기시키는 담담한 시선이 더욱 호소력 있게 다가온다. 섬세한 배경작화가 시대에 이해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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