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부산국제영화제]
BIFF #5호 [프리뷰] 박강 감독, '세이레'
2021-10-10
글 : 이주현

<세이레> Seire

박강 | 한국 | 2021년 | 102분 | 뉴 커런츠

세이레, 즉 삼칠일은 아기가 태어나고 21일째 되는 날을 말한다. 이 기간 동안은 외부인의 출입을 막고 대문에는 고추와 숯을 단 금줄을 쳐 부정한 기운을 몰아내게 한다. <세이레>는 익숙한 풍습과 미신의 요소요소를 가져와 차근차근 부정한 기운을 쌓아나가는 독특한 장르영화다. 우진(서현우)에겐 출산한 지 얼마 안된 아내 해미(심은우)가 있는데, 어느 날 오래 사귀다 헤어진 여자 친구 세영(류아벨)의 부고 문자를 받는다. 아이 있는 집에선 장례식에 가는 게 아니라는 얘기를 뒤로하고 우진은 장례식장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세영의 쌍둥이 자매 예영을 만난다. 세영의 존재는 우진의 꿈속을 넘어 현실까지 침범한다. 영화는 불길한 기운에 잠식되어가는 주인공의 상황을 표현하는 도구로 꿈을 과감하게 활용한다. 후반부 시체 안치실 장면처럼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순간 조성되는 기이한 이미지와 공포 감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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