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파이널 시즌 맞은 넷플릭스 시리즈 <굿키즈 온 더 블록> 출연진 인터뷰
2021-11-04
글 : 안현진 (LA 통신원)
가장 보통의 LA 키드 이야기

넷플릭스 시리즈 <굿키즈 온 더 블록>의 파이널 시즌이 10월4일 공개됐다. 시즌3의 결말은 LA 지역 갱들의 대모인 쿠치요스의 죽음을 숨김으로써 위기가 일단락되는듯 했으나 공동의 문제가 사라지자 오히려 몬세, 세사르, 자말, 루비, 자스민 사이에는 거리가 생겼다. 형 오스카는 갱단을 떠나 새로운 삶을 준비하지만 동생 세사르는 갱에 남았다. 지난 6월 28일, <굿키즈 온 더 블록>의 여섯 주인공을 화상 인터뷰로 만났다. 지난 5년 동안 각자의 캐릭터로 살아온 디에고 티노쿠(세사르 역), 시에라 카프리(몬세 역), 제이슨 헤나오(루비 역), 브렛 그레이(자말 역), 제시카 마리 가르시아(자스민 역), 훌리오 매씨아스(오스카 역)와의 문답을 전한다.

사진제공 넷플릭스

이제 마지막 시즌이다. 기분이 어떤가. (질문이 끝나자 일동 한숨을 내쉬고 서운한 표정을 지으며 어깨를 들썩였다.)

제시카 마리 가르시아 시원섭섭하다. 우리는 ‘가족’이 됐기에 작품이 끝나더라도 서로의 삶은 연결되어 있겠지만 지금까지와 다를 거란 걸 알고 있다. 만감이 교차한다.

제이슨 헤나오 무척 허전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아직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디에고 티노쿠 학교를 졸업하고 새로운 시작을 기다리는 기분이다. 우리가 만나기 이전에 있었던 곳으로 돌아가는 건데도 그런 기분이 든다.

시즌4는 시즌3의 결말로부터 2년 뒤로 시간을 점프해서 시작한다. 각자의 캐릭터가 시즌4에서 어떤 변화를 보여줄지 궁금하다.

훌리오 매씨아스 스푸키(오스카의 갱 이름)는 언제나 나이에 비해 성숙한 척해왔다고 생각한다. 이번 시즌에서 스푸키가 제 나이에 맞는 성숙함을 보여준다는 점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브렛 그레이 자말은 시즌3까지 자신의 목적을 찾기 위한 여정을 거쳤다. 마지막 시즌에서 자말은 자신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결정하는 성장을 보여준다. 이전까지 자말은 자기만의 생각에 스스로 희생하는 면을 보여주었는데, 이번 시즌에서는 남들을 위해 행동하는 자말에서 남들을 위해 행동하지 않는 자말로 바뀌어간다.

5년 동안 자신의 캐릭터의 팬이 됐을 거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캐릭터와 헤어지기 전에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제시카 마리 가르시아 자스민이 언제나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왔다. 언제나 100% 자스민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버지, 루비와 친구들 대신 한번만이라도 자신을 가장 우선에 두는 삶을 살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훌리오 매씨아스 동생을 위한 희생이 구원이라고 믿지 말고 그 사랑을 주변 사람들에게도 나눴으면 좋겠다.

브렛 그레이 자말이 이미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바꾸기 위해 애쓰지 말고 현재에 충실했으면 좋겠다.

시에라 카프리 몬세가 억지로 되는 일은 없다는 걸 이해했으면 좋겠다. 신은 언제나 이겨낼 수 있는 만큼만 어려움을 준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자신을 믿으라고, 그게 내가 해주고 싶은 말이다.

제이슨 헤나오 루비는 잘하고 있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지나치게 의식하지만 않으면 될 거다.

디에고 티노쿠 내가 세사르를 만났다면 갱들로부터 도망치라고, 그 동네를 떠나라고 말했을 거다.

사진제공 넷플릭스

이제 파이널 시즌까지 나왔으니 기다림 없이 완결된 이야기를 볼 수 있게 됐다. 아직 <굿키즈 온 더 블록>을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이 시리즈를 추천한다면.

제시카 마리 가르시아 처음부터 <굿키즈 온 더 블록>을 설명할 때 ‘<구니스>의 요즘 애들 버전’이라고 했던 것 같다. 그런데 반짝이는 할리우드가 아니라 고개 너머 로스앤젤레스 아이들이 나오는 이야기다. 완전히 다른 캘리포니아를 만날 수 있을 거다.

훌리오 매씨아스 그리고 이야기가 진짜 재미있다. 주변인들의 이야기라는 것도 덧붙이고 싶다.

제시카 마리 가르시아 캐릭터들은 학교에서 인기 있는 아이들이 아니다. 그 사실도 많은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훌리오 매씨아스 그런데 그게 큰 문제는 아니다. 인기가 없어서 속상한 캐릭터는 없었다.

제시카 마리 가르시아 그건 우리 중 누구도 스스로 인기가 없다고 생각 안 해서 그렇다. (일동 웃음)

시에라 카프리 방금 진짜 중요한 포인트를 짚었다. 5년 동안 한번도 우리가 인기가 없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그리고 그게 작품에서 잘 통했던 것 같다. 사실 우리가 우리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게 중요하지 인기가 있고 없고 같은 피상적인 것들은 신경 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굿키즈 온 더 블록>의 로스앤젤레스는 이전까지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여준 로스앤젤레스와 많이 다르고, 백인 배우가 주요 캐스팅에 없는 것도 차별성을 드러낸다. 할리우드에서 이런 이야기들이 점점 많아지는 추세다. 이에 대한 생각을 말해줄 수 있나.

제시카 마리 가르시아 처음 배우가 되려고 했을 때 내가 할 수 있었던 역할은 백인 주인공의 친구였고, 심지어 그 역할을 하고 싶었다. 이 작품에서 나는 처음으로 누군가를 빛나게 하는 조연이 아니라 주연으로서 나의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나와 같은 인종의 어린이들이 나를 보며 예전의 나와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꿈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중요하다.

브렛 그레이 우리가 하는 이야기가 당신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해서 공감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우리 모두 백인 배우가 나오는 영화와 드라마를 사랑했고 공감해왔다. 이건 인종이나 지역의 문제로 한정할 수 없다. 다만 내가 이해하기 어려웠던 건 “너도 주인공이 될 수 있어!” “너도 사랑받을 수 있어!”라는 한계를 가진 의견이었다. 다른 사람을 보면서 나의 한계를 그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시에라 카프리 <굿키즈 온 더 블록>은 궁극적으로는 이 쇼를 본 모든 사람들이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거나 무지했기 때문에 알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열린 생각을 갖게 했다고 생각한다.

훌리오 매씨아스 스푸키가 되기 전에 스푸키 같은 역할을 따기 위해 수없이 오디션을 봤다. 그때마다 느꼈던 건 갱 캐릭터를 그저 나쁜 사람으로만 묘사하는 데서 오는 얄팍함이었다. <굿키즈 온 더 블록>은 달랐고, 대본을 받을 때마다 이렇게까지 깊이 들어갈 수 있을까 놀라웠다. 앞으로 더 많은 쇼들이 갱 라이프를 묘사할 때 다층적이고 다면적인 캐릭터를 보여주면 좋겠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가 많아지는 게 트렌드로만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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